이대호는 지난해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에 오르면서 국내 최고의 거포로서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9게임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신기록도 작성한 바 있다. 이제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손민한에서 이대호로 완전히 뒤바꼈다. 따라서 이대호는 두산의 김동주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받은 2010년 국내 최고 연봉인 7억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 최고의 거포이자 최고 인기 구단 롯데의 간판타자에게 리그 최고의 연봉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역대 연봉조정신청에서 선수가 패배한 것이 압도적으로 많아 KBO가 구단의 편을 들어준다는 비판도 이대호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대호가 연봉조정신청을 하면서 내걸었던 이승엽(35·오릭스 버팔로스)과의 비교다. 이에 대해 일부 팬들은 이승엽과 이대호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승엽은 한국 무대에서 5번의 홈런왕을 차지했고, 50개 이상 홈런을 기록한 것도 두 번이나 되지만 이대호가 홈런왕에 오른 것은 단 두 번이라는 것이다.
이대호는 올해(44개)를 제외하고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려낸 적이 없다. 특히 이승엽은 구단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이대호는 아직 팀을 우승시키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또 하나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팀 내 다른 선수와의 비교다. 롯데는 “이대호가 팀내 최다실책을 기록했고, 조성환·홍성흔 등 팀 동료들의 연봉 상승폭과 비교할 때 절대 부족한 액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조성환은 지난해보다 38% 인상된 1억8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어쨋든 연봉 문제는 매듭지어졌다. 그리고 이대호는 이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버리고 사이판으로 팀 훈련에 나섰다. 이대호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올리고 팀을 우승으로까지 이끈다면 더 이상의 연봉 조정 잡음은 없어질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