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송지선 아나운서가 23일 오후 서울시 서초동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투신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과거 연예인들의 자살 사례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대중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최초의 기억은 지난 2005년 2월 벌어진 배우 이은주의 자살이었다. 당시 톱스타로서 대우 받던 그였기에, 대중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어 2007년 1월에는 가수 유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터넷 악성 댓글, 일명 ‘악플’과 우울증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유니의 자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불과 한 달만인 2월에 밝고 통통 튀는 캐릭터로 사랑 받아 온 배우 정다빈이 남자친구의 집에서 싸늘한 시신이 됐다. 2년 새 세 사람이 같은 방법으로 자살하면서 연예계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연예인의 자살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9월에는 탤런트 안재환이 자신의 차 안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개그우먼 정선희와 결혼 후 1년도 안 돼 벌어진 일이었고, 그의 죽음이 사채와 관련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얼마 후, 안재환의 죽음에 최진실이 연루돼 있다는 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이후 최진실은 악성 댓글에 시달렸고 한 달 뒤 자택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8년 10월 2일의 일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 스타의 죽음에 연예계는 한동안 충격과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1년여의 시간이 흘러, 조카들의 아버지를 자청했던 남동생 최진영이 누나를 따라 자살을 택했다. 2010년 3월, 대중은 남매의 연이은 죽음을 비통해 했다. 또 최진영의 친구이자 한류스타였던 박용하도 석 달 뒤인 6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늘 밝게 웃기만 했던 그였기에 설득력 있는 사유가 추정되지 않는 자살은 한국을 넘어 일본 열도를 슬픔으로 물들였다.
이에 앞서 2009년 3월에는 신인배우 장자연이 죽음을 택했다. 연예계 성 상납 비리가 거론됐고, 일명 ‘장자연 리스트’라 불리는 접대 대상자들이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살아서는 보호해 주지 못했던 새내기 배우의 죽음 앞에 많은 사람이 가슴 아파했다.
이들의 자살에는 다양한 이유가 제시됐지만, 그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우울증’이 있었다. 각기 다른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우울증이 마음 안으로 들어왔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멋진 삶을 사는 것 같아 보이는 스타지만, 내면에는 많은 일과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외로움이 존재했다.
송지선 아나운서 역시 두산 베어스 소속 임태훈 선수와 스캔들에 휩싸이며 구설에 올랐고,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숱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수차례 자살 암시를 통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만약 우리 사회가 송 아나운서를 조금 더 따뜻하게 지켜 줬다면, 최악의 불상사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