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의 내한’ 이자벨 위페르 “박찬욱 좋아해…이창동 만나고파”

‘13년만의 내한’ 이자벨 위페르 “박찬욱 좋아해…이창동 만나고파”

기사승인 2011-05-26 14:28:00

[쿠키 영화]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영화 ‘코파카바나’ 홍보와 자신을 주제로 한 사진전 ‘이자벨 위페르-위대한 그녀’ 개최를 기념해 13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에 게스트로 참석한 이후 두 번째 방한이다.

이자벨 위페르는 26일 오전 서울 방이동 한민사진미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검정 원피스에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한 그는 밝게 웃어 보이며 “두 번째 한국을 방문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반겨 줘 고맙고 기쁘다. 한국은 정말 첫인상이 좋은 국가다”라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세계 3대 영화제인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석권하며 세계적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는 “한국 감독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영화를 좋아하고, 프랑스에서 한국영화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감독들 중에는) 이창동, 홍상수, 김기덕,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을 알고 있는데, 이런 한국 감독들 중 한 사람과 꼭 한번 호흡을 맞추고 싶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세련되면서도 절제된 감정을 표현하는데, 이는 프랑스 정서에 잘 부합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데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있을 때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Thirst)를 심사한 특별한 인연이 있다.”

이어 지금까지 작업한 감독 중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감독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나와 작업했던 모든 감독과 호흡이 잘 맞았지만, 특별히 호흡이 잘 맞았던 감독을 꼽으라면 클로드 샤브롤 감독을 꼽겠다”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밝혔다.

그 이유로는 “샤브롤 감독은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여성적 요소를 발산할 수 있게 해 준 감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샤브롤은 지난해 가을 타계한 프랑스 감독으로 이자벨과 10여 편의 작품을 함께했다. 그 중 ‘비올레르 노지에르’(Violette Noziere)는 이자벨에게 처음으로 칸 여우주연상 수상 영예를 안겼다.

26일 개봉한 마르끄 피투시 감독의 ‘코파카바나’는 자유분방한 엄마 바부(이자벨 위페르)와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상반된 성격의 딸 에스메랄다(롤리타 샤마)의 충돌을 그린 영화다. 딸을 연기한 롤리타 샤마는 이자벨 위페르의 친딸로 실제 모녀가 영화 속에서도 모녀로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이자벨은 “친딸과 연기한다는 것이 더할 수 없는 기쁨이었고 즐거웠다. 실제 모녀이기에 어느 정도는 (영화 속 캐릭터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그러나 영화 속 모녀 관계는 우리 둘과 다른 부분이 많아 새롭게 표현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실제 캐릭터와 다른 모녀를 연기하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감독과도 호흡이 잘 맞았기에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또 사진전 ‘이자벨 위페르-위대한 그녀’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특정 배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최초의 오마주 사진전으로 평가되는 이 전시는 세계 7개 도시를 순회하며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유치했다. 한국에서는 오는 29일부터 서울 방이동 한민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자벨은 “내 얼굴을 가지고 여러 사진작가가 찍었기에 저만큼이나 사진작가들이 돋보이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며 사진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어 한국작가로 참여한 천경우 씨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천경우 작가와의 작업은 매우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특이한 시도를 많이 했고, 나 자신이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모순적 결과물을 얻기 위해 공을 들였다. 사진을 찍기 위해 30~40분 정도를 부동자세로 있기도 했다. 내게 그런 자세를 요구하며 집중력을 이끌어 내려고 했던 것 같다”고 호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는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대화의 창이다. 그렇기에 한국 팬들과도 이런 만남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뒤 “(다른 도시에는 가지 못하고) 한국의 서울에만 머무르게 된 것은 아쉽지만, 걸어서 산책하며 서울 곳곳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다. 또 이창동 감독과 여러 배우들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자벨 위페르는 27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이창동 감독과 함께하는 ‘코파카바나’ 시네마 톡 행사에 참석하고, 29일 오후 3시 서울 방이동 한민사진미술관에서 팬 사인회를 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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