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주민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 준 김장훈, 고맙다”

연평도 주민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 준 김장훈, 고맙다”

기사승인 2011-06-06 11:43:00

[쿠키 연예] 가수 김장훈이 연평도 주민과 희망을 노래했다.

김장훈과 대학생 자원봉사단 V원정대가 함께한 연평도 평화지역 선언 프로젝트 ‘연평 아리랑’이 5일 오후 7시30분 인천 연평도 종합운동장에서 3시간 동안 열렸다.

김장훈은 지난 3일 과로로 쓰러지며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5일 오전 퇴원 후 곧바로 연평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취재진에게 김장훈은 “현재 건강이 좋다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공연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약속했던 것이고 당연히 와야 하는 곳이다”라고 연평도 공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김장훈과 V원정대 배용주 학생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약 500명의 마을 주민과 100여 명의 V원정대가 모였다.

주민들은 공연장 앞에 하나둘 모여 음식을 나눠 먹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의 시작을 기다렸다. 공연장에서 만난 마을 주민은 “연평도까지 와서 공연을 해 주니 정말 기쁘고 어떤 공연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특히 평소 좋은 일에 앞장서는 김장훈 씨가 우리 연평도를 잊지 않고 찾아 줘 더욱 감사하다”며 기대에 부푼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무대에 불이 켜지고 평화지역 선언식으로 막이 열렸다. 이날 무대는 연평도 특산물인 꽃게 모양으로 설치됐으며, 특수효과와 레이저를 사용하지 않았다. 공연 연출에도 참여한 김장훈은 “북한 피격의 상처가 있는 주민들이 폭발음에 놀랄까봐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았고, 멀리 떨어지지 않은 북한에 영향을 줄까봐 레이저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장훈이 연출에 참여한 공연 중 특수효과와 레이저를 사용하지 않은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화국악앙상블의 가야금 연주가 펼쳐졌고, 여성그룹 LPG가 등장해 ‘사랑의 초인종’ ‘바다의 공주’ ‘앵그리’와 ‘트로트 메들리’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어 이화여대 교수와 제자들로 구성된 12중주 첼로팀 ‘이화첼리’가 무대에 올랐고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아베마리아’ ‘유 레이스 미 업’(you raise me up) ‘원스 어폰 어 드림’(once upon a dream) 등의 노래를 선사하며 연평도의 밤을 감미롭게 물들였다.

이어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김장훈의 뜨거운 무대가 펼쳐졌다. 언제 아팠냐는 듯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였고 특유의 고음 지르기와 발차기도 빠지지 않았다.

공연 전 “빈혈이 심해 고음을 지를 때 주저앉을 것 같다”고 말했던 김장훈은 예전처럼 시원한 고음을 지르지는 못했지만 재치 있는 입담과 화려한 액션으로 공연의 흥을 살렸다.

광운대학교 로봇동아리 로빛과 함께하는 무대도 인상 깊었다. 로빛이 만든 로봇들이 김장훈과 한 무대에 올라 ‘커플’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이를 바라보는 연평도 아이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분위기는 김장훈의 트로트 메들리에서 고조에 이뤘다. 마을 주민들이 무대에 올라 김장훈과 춤을 추며 한껏 공연을 즐겼다. ‘전국 노래자랑’과 비슷한 관경이었다. 무대가 끝나고 김장훈과 주민들이 나눈 진한 포옹은 마음을 찡하게 했다.


자신의 노래가 끝난 후 김장훈은 “오늘의 주인공은 가수가 아닌 바로 연평도 주민들”이라며 마지막 무대인 연평어린이청소년합창단을 소개했다.

40여 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연평어린이청소년합창단은 연두색 반팔티를 맞춰 입고 무대에 올라 해맑은 목소리로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도레미 송’을 불렀다. 아이들은 코끝이 빨개질 정도로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추위를 견디며 열창했다.


끝으로 V원정대와 연평어린이청소년합창단이 함께 ‘아리랑’을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모든 공연을 마친 김장훈은 “열심히 응원해 주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연평 아리랑’은 연평도를 ‘평화’를 상징하는 지역으로 선언해 한반도 전체를 평화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지난해 11월 발생한 북한 피격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과 군부대 장병들을 위로하기 위해 열린 행사다. 김장훈을 포함해 임형주, LPG 등 출연 가수들은 모두 공연의 취지에 공감, 출연료 없이 참여했다.

연평도=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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