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윤계상 “하정우 형에게 나홍진 있듯, 내게는 전재홍 감독이 있었으면” ③

[쿠키人터뷰] 윤계상 “하정우 형에게 나홍진 있듯, 내게는 전재홍 감독이 있었으면” ③

기사승인 2011-06-24 16:22:00

[쿠키 연예] 윤계상이 23일 종영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자상한 ‘아무나 한의사’ 윤필주로 여심을 흔들었다면, 영화 ‘풍산개’에서는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강인한 ‘풍산’을 맡아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스펙트럼이 큰 연기를 자연스레 오가고 있지만 그는 한때 연예활동을 모두 접고 요리사가 되기를 꿈꿨다. “god 탈퇴 무렵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한창 예민했을 당시 연예계를 떠나려고 했다. 배우가 안 됐으면 요리사가 되지 않았을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윤계상은 4개월 전부터 친누나와 함께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요리를 배우고 있다. 요리학원의 유일한 청일점이지만 요리하는 것이 즐겁다. 이제는 김치와 고추장도 담근다”며 눈을 반짝였다.

“요리는 절대 어렵지 않다. 정말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매실 엑기스를 넣어야 하는데 재료가 없으면 파인애플 주스로 대체할 수 있는 식이다. 이제는 요리가 취미가 됐다.”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윤계상은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발레교습소’ 오디션을 봤다. 감독님이 날 보더니 기가 차하며 3일간 시간을 줄 테니 연습해 오라고 하더라.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 잠을 줄여가며 연습했고 캐스팅됐다. 연기의 ‘연’자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스스로 느끼기에 제법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았다. 그때 배우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얼마안가 큰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연기 천재인 줄 알았는데 연기 바보였다. 좌절감에 빠지며 죽을 만큼 노력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작품 선택에 있어 인기보다는 변화를 추구했다. 노 개런티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23일 개봉한 전재홍 감독의 영화 ‘풍산개’ 역시 출연료를 받지 않았다. ‘풍산개’는 김기덕 필름이 2억 원의 저예산으로 제작한 영화다. 배우는 물론 스태프 모두 경제적 대가 없이 참여했다.

“노 개런티 출연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그는 오히려 부담감이 줄어 더 편안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었다. “저예산이다 보니 현장에서 갑작스레 바뀌는 신이 많았다. 스펙터클하게 따라가는 무빙도 있었는데 촬영 당일 여건이 안 돼 콘티를 바꿔야 했다. 당황스러웠지만 스태프들이 힘을 합쳐 잘 이겨냈다.”

‘풍산개’에서 윤계상은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배달하는, 풍산이라 불리는 남자로 등장한다.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눈빛과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책에서 가장 훌륭한 연기는 말하지 않아도 표현되는 연기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대사가 없어 좋아했는데 나중에는 눈빛으로만 연기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눈빛을 5단계로 나눠 감독님과 끝없이 연습했다. 평상시, 사랑할 때, 망명할 때, 남한을 바라볼 때, 복수를 할 때 등이다.”

윤계상은 “짝사랑 역할은 그만하고 싶다”면서 “이제는 사랑이 이루어지는 역을 맡고 싶고 에너지가 넘치는 액션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특히 ‘풍산개’에서 호흡을 맞춘 전재홍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전 감독님이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할 것이다. 늘 차기작 주인공에 나를 염두해 달라고 말한다. 하정우 형에게는 나홍진 감독이 있듯이 내게는 전재홍 감독이 함께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윤계상은 “‘풍산개’가 개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차오른다”면서 “이 영화가 어떻게 비쳐질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한 번 더 도전한 작품인 만큼 꼭 봐 주셨으면 한다. 2011년 6월 스크린 속 윤계상은 어떤 모습인지 기대해 달라”고 희망했다.

23일 개봉한 윤계상 김규리 주연 영화 ‘풍산개’는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김기덕 감독 최초의 코미디 영화’로도 기대감을 키워 온 이 작품이 한국영화계에 돈이 아닌 열정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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