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의사가 4개월간 소리 내지 말라 했지만 ‘약속’ 지키려 콘서트 강행”

임재범 “의사가 4개월간 소리 내지 말라 했지만 ‘약속’ 지키려 콘서트 강행”

기사승인 2011-06-26 16:39:00

2011 임재범 콘서트 ‘이유 있는 열광’…발라드부터 록까지 진수성찬

[쿠키 연예] 가수 임재범에게는 주로 ‘어둠의 제왕’ ‘야생 호랑이’와 같이 거칠고 강한 느낌의 수식어가 붙는다. 그가 가진 특유의 탁성과 카리스마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가정사와 바닥까지 경험한 거친 인생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임재범은 25일 오후 7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1 전국 투어 콘서트-다시 깨어난 거인’을 통해 팬들 곁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기존 콘서트들이 히트곡과 특별무대 정도로 꾸며졌다면 이번 공연에서는 그의 음악사와 인생, 과거의 아픔 등에 대한 고백을 영상과 내레이션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인간 임재범과 그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에 더해 공연 내내 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해 가수와 관객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 느낌을 줬다.

이번 콘서트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온라인에서 100만 원을 호가하는 암표 거래가 성행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기대를 키웠다. 이를 입증하듯 공연 당일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궂은 날씨였음에도 1만여 명의 팬들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가수 이정,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신정수 PD, 배우 오연수와 차예련 등 유명인들도 눈에 띄었다.

불이 꺼지고 임재범이 등장하자 관객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고 공연장은 화려한 조명과 형형색색의 야광 봉으로 반짝였다. 임재범은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차지연의 코러스와 함께 ‘빈잔’을 부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나가수’ 덕분에 많은 분이 나를 알게 됐다”면서 “이런 큰 영광을 받아도 될지 적응 안 된다”는 말로 벅찬 심정을 표현했다.

지난 5월 맹장 수술을 받은 그는 “수술 후 4달 동안 소리를 내지 말라고 하더라. 하지만 이미 공연은 그전에 정해진 것이었고 여러분과 한 약속이기 때문에 이렇게 노래를 하고 있다. 노래는 내 업이고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래하겠다”고 말해 팬들의 환호를 샀다.

이어 그는 “‘나가수’가 얼마나 셌는지 지금 서 있는 무대도 ‘나가수’ 무대 같다”면서 객석에 앉아 있는 이정에게 “(이)정아 ‘나가수’ 한번 나가 봐라, 아주 죽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배우 이덕화, 로버트 드니로, 이대근 등의 성대모사를 선보여 관객을 폭소케 했다.

이런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노래가 시작되면 180도 다른 진지한 모습으로 변했다. ‘낙인’ ‘사랑’ ‘고해’, 이글스의 ‘데스페라도’ 등을 부르며 가수로서의 진면목을 보여 줬다.

특히 에릭 카멘의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를 부르기 전에는 “어린 시절 이 노래를 부르며 정말 많이 울었다”면서 과거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었음을 털어놨다.

“어린 시절 힘들었던 가정환경으로 자살 시도를 많이 했다. 목도 메달아 보고 동맥도 끊어봤다. 그러나 신께서 고통을 줄 때는 오히려 기회로 준다는 것을 알았다. 힘든 시기를 겪고 나니 7배로 행운을 주시더라.”

결혼을 앞둔 커플에게 깜짝 선물도 선사했다. 축가를 한 번도 부른 적이 없다는 그는 곧 부부가 될 커플들을 일으켜 세운 뒤 ‘최선의 고백’을 부르며 이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고 록밴드 디아블로와 함께한 록 공연에서 절정을 이뤘다. 록밴드 출신인 그는 청바지에 가죽 재킷을 입고 무대에 등장, 녹슬지 않은 록 실력을 과시했다. 헤드뱅잉과 터질 듯한 고성,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까지 4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또 웃옷을 벗고 등에 새겨진 날개 문신을 공개, 팬들을 열광케 했다.

디아블로 외에도 힙합그룹 소울다이브와 ‘주먹이 운다’ 힙합 무대를 선보였고 차지연과 ‘사랑보다 더 깊은 상처’를 부르며 환상의 하모니를 자랑했다. 이외에도 가수 알리가 게스트로 출연해 ‘별짓 다 해봤는데’ ‘365일’을 부르며 폭발적 가창력을 뽐냈다.

무대연출 또한 볼 만했다. 다양한 종류의 조명 활용, 현란하게 돌아가는 빛들은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무대 위에서 불과 폭죽이 터지는 등 다양한 특수효과를 사용해 볼거리를 더했다. 임재범이 ‘비상’을 부를 때는 노래 제목처럼 무대의 일부분이 공중으로 떠오르며 임재범을 비상케 해 감동을 배가시켰다.

이날 공연에서는 ‘나가수’에서 불러 큰 사랑을 받았던 윤복희의 ‘여러분’도 빠지지 않았다. 임재범의 독주로 시작된 노래는 객석에 뿌려진 꽃가루와 함께 30여 명의 코러스가 등장, 함께 부르며 감동을 더했다. 팬들의 환호 속에 임재범은 ‘너를 위해’를 끝 곡으로 부르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임재범의 ‘2011 전국 투어 콘서트-다시 깨어난 거인’은 26일 오후 6시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한 번의 공연을 더 가진 뒤 광주(7월 2일), 청주(7월 8일), 대구(7월 16일), 수원(7월 30일), 부산(8월 6일), 인천(8월 20일), 대전(9월 3일) 등 전국을 돌며 팬들과 만난다.

사진제공=쇼플레이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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