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짐승’ 정석원, 해병대 군복 꺼내 입고 ‘강태훈’이 되다

[Ki-Z 클로즈무비] ‘짐승’ 정석원, 해병대 군복 꺼내 입고 ‘강태훈’이 되다

기사승인 2011-07-25 13:58:01

[쿠키 영화] 사람마다 부대마다 다르지만, 대개 군 제대한 남자들은 자신이 복무한 지역은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종종 말한다. 물론 술자리에 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자신의 군 시절 무용담은 어느새 전설이 되고 모두 특급전사로 변해 있다. 그러나 군복을 다시 입으라고 하면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해병대 특수수색대 출신 배우 정석원은 영화 ‘짐승’(감독 황유식·제작 플랫폼픽쳐스)을 위해 자신을 군복을 꺼내 입었다. 지난 2007년 제대 후 처음으로, 제 옷을 입고 영화 속을 누빈 것이다.

영화 ‘짐승’은 단 하나뿐인 동생이 실종되자 그 행적을 좇는 오빠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석원은 오빠 강태훈으로 등장해 동생(전세홍)을 납치한 범인들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며 점점 짐승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짐승’에서 정석원은 해병대원으로 등장하지만 처음 설정은 특전사였다. 707부대를 배경으로 하려고 했으나 군 지역이다 보니 장소 섭외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에 정석원이 ‘해병대로 콘셉트를 바꾸면 어떻겠는가’ 제안했고 제작진이 이를 수용하면서 주인공 설정이 특전사에서 해병대원으로 바뀌었다. 설정이 바뀐 뒤 정석원은 촬영 장소 섭외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해병대 캠프는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청룡캠프’로 정석원이 직접 섭외했다.

정석원은 지난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해병대에 대한 자부심이 많고 늘 해병대를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이 기회라고 판단해 감독님께 해병대를 추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실제 자신의 군복을 입고 등장한 것에 대해서는 “내 옷을 입고 영화에 출연하니 기분이 묘했다. 특히 내 이름이 적힌 빨간 명찰을 떼고 극중 인물 강태훈이라는 이름을 달았을 때는 이제 정말 강태훈이 된 것 같아 인물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석원은 유도 2단에 합기도, 태권도 등 합계 9단의 무술실력을 갖췄다. 영화에서도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에 장소 섭외까지, 이런 정석원을 두고 황유식 감독은 “그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영화가 총 제작비 1억 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았다. 정석원은 안전장치 없이 액션을 소화하다가 손이 찢어져 7바늘을 꿰매야 했다. 그러나 그는 되레 “더 큰 동선의 액션을 선보이고 싶었지만 장소의 한계로 그럴 수 없어 아쉬웠다”며 자신의 몸보다는 더 많은 것을 보여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프로의 면모를 과시했다.

황유식 감독 역시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NG가 나도 재 촬영하기가 어려웠다. 정해진 시간 안에 찍어야 했고 욕심을 부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장면을 못 찍게 되는 상황이었다. 하는 수 없이 60%만 마음에 들어도 OK를 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짐승’은 청소년관람 불가로 오는 28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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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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