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배우 김하늘이 영화 ‘블라인드’를 통해 데뷔 13년 만에 첫 시각장애인 연기에 도전했다.
28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제작 문와쳐) 언론시사회에서 김하늘은 시각장애인 연기에 대해 “보이는 게 가장 어려웠다”면서 “앞에서 누가 손짓만 해도 저절로 눈을 깜빡였다. 그러던 어느 날 촬영을 하고 컷 소리가 나 모니터로 가는데 앞에 물체가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넘어졌다. 다리에는 멍이 들었지만 아프지 않고 오히려 기뻤다. 그 순간 ‘내가 정말 역할에 몰입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려움과 동시에 극복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김하늘은 ‘블라인드’에서 경찰대 출신의 시각장애인 민수아로 등장한다. 살인사건 현장에 있었던 증인으로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시각 장애인 연기를 더욱 실감 나게 하기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도 동반됐다. 그는 “시각장애인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세심하게 관찰했다”며 “직접 따라다니면 불편해할 것 같아 감독님께 그분들이 씻을 때나 지하철 탈 때의 모습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 영상을 보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11일 개봉하는 ‘블라인드’는 같은 달 4일 개봉하는 하지원·안성기·오지호 주연 영화 ‘7광구’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에 대해 김하늘은 “두 영화의 장르가 달라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7광구’를 보지는 못했지만 정말 힘들게 촬영한 영화 같다. 열심히 한 만큼 관객에게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고 우리 영화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지혜롭게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하늘은 “촬영 내내 답답함을 느끼며 찍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돼) 관객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 관객의 반응을 보며 그동안 힘들고 외로웠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면서 “우리 영화를 보는 분들이 ‘그래 수아야 잘했다. 파이팅’이라는 생각을 하며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블라인드’는 연속되는 여대생 실종 사건과 뺑소니 사고를 두고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와 목격자 기섭(유승호)의 증언이 엇갈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