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블라인드’ 연기犬 달이 “내가 제일 잘나가”(가상인터뷰)

[Ki-Z 클로즈무비] ‘블라인드’ 연기犬 달이 “내가 제일 잘나가”(가상인터뷰)

기사승인 2011-08-01 14:07:00

[쿠키 영화] 김하늘·유승호 주연 영화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제작 문와쳐)에 낯이 익은 견공이 등장한다. 촉촉한 눈망울에 뽀얗고 균형 잡힌 몸매… 영화 ‘마음이’ 시리즈에 출연했던 연기 견 달이다.

달이의 연기력은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이미 인정받았다. 2006년 ‘마음이1’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달이는 4년 뒤 ‘마음이2’의 주연을 꿰차며 성숙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 영화로 ‘제8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하녀’의 전도연과 ‘시’의 윤정희, ‘하모니’의 김윤진 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과 각축전을 벌였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블라인드’에서는 민수아(김하늘)의 눈이 돼주는 안내 견 슬기로 등장, 악당에게 쫓기는 주인을 위해 범인과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영화는 연속되는 여대생 실종 사건과 뺑소니 사고를 두고 시각장애인 민수아와 목격자 김기섭(유승호)의 증언이 엇갈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31일 오전 달이 아빠 김종권 대표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가상인터뷰를 꾸며봤다.

달이는 2000년도에 태어났다. 올해로 만 10세. 사람으로 치면 50세가 훨씬 넘은 나이다. 연기하는 데 있어 힘든 점은 없었을까. “물론 있다. 예전 같지 않더라.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스케줄이 빡빡하게 잡히면 피로가 누적돼 집중하기 힘들었다. 그럴 때면 감독님께 말해 다른 (사람)배우와 스케줄을 바꾸곤 했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내 의견을 제일 존중해주니까.”

촬영이 시작되고 카메라가 돌아가면 배우들은 그 순간 모든 것을 집중해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지만 촬영이 장시간 지속될 경우 지치기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는 노하우는 무엇일까.

“주로 먹는 걸로 푼다. 내가 먹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웃음) 가끔 촬영 중 싫증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으면 주변에서 음식을 준다. 주로 소시지를 주는데 이걸로도 해결이 안 되겠다 싶으면 아빠가 프라이드치킨을 배달시킨다. 개는 닭 뼈를 먹으면 안 돼서 일일이 살코기만 발라주는데 반 마리 정도 먹고 나면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2006년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음이1’ 주연에 뽑힌 달이. 어느덧 연기경력 6년 차다. 그럼에도 그는 “촬영 전 콘티를 보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끝없는 연기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연기 선생님은 아빠 김종권 씨다. 가끔 감정연기가 어려울 때면 아빠의 도움을 받곤 한다. “아빠는 나에 대해 모든 걸 안다. 가끔 눈빛 연기가 힘들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기억하고 있다가 그런 상황을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눈치를 보거나 슬픈 눈빛을 연기해야 할 때는 내가 과거 잘못했던 일들을 들춰낸다. 카메라 앞에서 가끔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의 감정이 떠올라 연기에 몰입하게 된다.”

‘블라인드’를 촬영하며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일까. 그는 악당과 싸우며 피 흘리는 장면을 꼽았다.

“영화를 촬영하다 보면 그런 장면들이 한두 개씩 나온다. 또 영화의 중요한 장면이니 아무래도 예민해진다. 당분이 들어간 피 분장을 하는데 달다 보니 자꾸 핥아 먹게 되더라.(웃음) 시간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고 끈적거리는데 내가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견디기가 힘들었다. 고생을 많이 했고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다.”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악당이 눈앞에서 칼을 휘두르는 장면에서 무섭지는 않았을까. “하하 그런 걸로 겁먹을 단계는 지났다. 물론 막 데뷔한 신인은 그럴 수도 있겠지. 나쯤 되면 카메라 앞에 서면 연기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나를 진짜 헤치려고 하는지 아닌지는 느낌으로 알 수 있거든.”

달이는 연기하는 데 있어 칭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개들은 어떤 일을 했을 때 잘하면 ‘잘했어’라고 칭찬해주는 걸 상당히 좋아한다. 그런데 촬영이란 게 잘해도 더 좋은 장면을 찾기 위해 반복하는 경우가 많잖아. 그럴 때면 ‘내가 잘 못해서 계속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위축되지. 그럴 때 귀를 뒤로 붙이고 있으면 금세 알아차리고 칭찬해주더라고.”

달이는 ‘블라인드’에 아들 견 짱이와 함께 출연했다. 지하철에서 뛰는 장면이 많았는데 혼자 찍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어 아들이 대역으로 참여했다. 달이는 “엄마 잘못 만난 탓에 짱이가 고생 좀 했지”라며 웃었다.

짱이도 배우 견으로 키울 생각은 없을까. “처음에는 그러고 싶었다. ‘마음이’ 촬영 때 연기를 시킨 적이 있는데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카메라 기교 없이 얼음물에 직접 빠졌다. 그때의 나쁜 기억이 있어서인지 (짱이가) 그다음부터는 카메라 앞에 안 서려고 하더라. 하기 싫은 걸 억지로 시키고 싶지는 않아 배우 견 되는 걸 포기했다. 대신 달리는 장면 정도에는 내 대역으로 참여한다.”

달이는 유승호와 인연이 깊다. ‘마음이1’에서 호흡을 맞춘 데 이어 ‘블라인드’에서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영광이지. 내가 유승호를 엄청 좋아해. ‘마음이1’ 때보고 5년 만에 ‘블라인드’로 다시 만났는데 너무 반가워서 달려가 뽀뽀를 해버렸지 뭐야. 유승호도 날 워낙 좋아하니까 잘 받아 주더라고.”

달이는 영화 한 편 당 약 5천만 원 정도의 출연료를 받는다. 견공 중 최고의 개런티다. 웬만한 주·조연급 배우 보다 많은 액수다. 이에 대한 배우들의 견제는 없었을까. “그런 건 없다. 다만 연기적인 부분에서의 경쟁은 느껴진다. 내가 워낙 NG를 잘 안 내다 보니 이번에 함께 연기한 김하늘은 날 연기 라이벌로 생각하더라. 누가 더 잘했는지는 관객이 판단할 몫이다”

다음 작품 계획을 묻자 “여러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며 “마음에 드는 작품이 하나 있는데 아직 도장을 찍은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말하기에는 좀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 작품은 내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것을 택할 것이다. 물론 나이가 있으니 감정 연기는 내가 하고, 달리거나 체력적으로 힘든 연기는 대역을 많이 사용할 것이다.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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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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