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9월 개봉 예정인 영화 ‘챔프’(감독 이환경·제작 화인웍스)가 1일 오전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제작보고회를 갖고 윤곽을 드러냈다.
‘챔프’는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승호(차태현)와 절름발이 경주마 우박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루나는 천장골관인대염 진단을 받고 경주마 사상 최저가에 낙찰됐지만 마주와 조교사의 보살핌으로 지난 2004년 데뷔, 국내 유수의 경주에서 13회나 우승하며 몸값의 74배를 벌어들였다. 또 지난 2009년 마지막 은퇴 경주에서는 선두에 달리던 말을 0.1초 차이로 따돌리며 역전승을 거둬 ‘챔프’의 모티브가 됐다.
차태현은 불가능한 레이스에 도전하는 기수이자 세상 누구보다 딸(김수정)을 사랑하는 아빠 승호로 등장한다.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기초훈련과 체력관리에 돌입해 근육을 늘리고 실제 기수 같은 날렵한 몸매를 만들었다.
탄탄한 허벅지 덕분에 ‘말벅지’라는 별명을 갖게 된 차태현은 “원래는 기수 역할에 맞지 않는 몸매였다. 그런데 말을 타다 보니 허벅지가 정말 튼튼해지더라”면서 “허벅지에는 큰 도움이 되는 운동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몽키 자세’로 불리는 경마 자세를 즉석에서 선보였다.
차태현은 ‘과속 스캔들’(2008)과 ‘헬로우 고스트’(2010)를 연이어 흥행시키면서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과거에는 못 들었지만 최근 그런 말을 듣는다”며 “이러다가도 한 작품만 흥행에 실패하면 그런 소리 절대 안 나온다. 이곳은 참 냉정한 곳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차태현의 흥행작에는 아역배우가 함께 출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속 스캔들’에서는 왕석현 군과 ‘헬로우 고스트’에서는 천보근 군과 호흡을 맞췄다. 이번 작품 ‘챔프’에서는 김수정 양과 함께한다.
작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차태현은 “아역과 함께하면 흥행한다는 공식을 따라갔고 워낙 시나리오 자체가 좋았다”면서 “말을 탄다는 점에서 볼거리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경마연습을 해 보니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환경 감독은 “처음에는 차태현 씨에게 직접 말을 안 타도 되고 대역으로 촬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촬영을 하다 보니 대부분의 장면을 대역 없이 본인이 소화하더라.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실제 기수처럼 말을 잘 탄다”며 차태현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차태현은 반가운 2세 소식도 전했다. 그는 “둘째 아이가 9월에 태어난다”면서 “보통 연예인들은 임신 2개월만 돼도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데 우리는 나올 때가 됐는데도 아무도 모르더라”며 “곧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고 깜짝 공개했다.
이어 “실제 아빠가 되고 나니 아역배우들과 진심어린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아이가 없었다면 공감하는 부분에 있어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가 동물과의 교감을 주로 다루다 보니 여배우 박화선과의 애정신은 없다. 박화선은 “감독님께 차태현 오빠와의 키스신을 넣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거절당했다. 이마에 뽀뽀라도 하게 해 달라고 했는데도 안 들어주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자 차태현은 “전혀 몰랐던 이야기다. 어려운 부탁도 아닌데 감독님이 왜 안 들어줬는지 모르겠다”면서 “(감독을 향해) 마음에 안 들면 그 장면을 나중에 자르면 되잖아”라고 재치 있는 몽니를 부렸다.
마지막으로 차태현은 “경마라는 소재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대중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만들었다. 추석에 온 가족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