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3사 개그우먼이 뭉친 그룹 와우 “웃던 선후배들 ‘놀랍다’며 응원을”

[쿠키人터뷰] 3사 개그우먼이 뭉친 그룹 와우 “웃던 선후배들 ‘놀랍다’며 응원을”

기사승인 2012-03-13 10:52:00

"[인터뷰] 방송 밥을 먹는 연예인들 중에서 개그맨들을 활동을 보면 그 영역의 무한대를 느낀다. 가수나 탤런트는 이동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가 분명 보이는 반면, 개그맨들은 자신들의 주 업인 개그 뿐 아니라, 정극, 시트콤, 가수, MC 등 다방면에서 끼를 발휘한다. 그 중 특히 가수의 영역의 의외성을 띄면서도, 이미 개그맨들이 수없이 많이 도전해 성공과 실패의 부침을 느낀 영역이다. 그리고 또한번 가수라는 영역에 자신들의 이름을 남기려 지상파 3사 개그우먼들이 뭉쳤다.

개그우면 성은채(MBC 16기 공채), 정은선(KBS 25기 공채), 김승혜(SBS 9기 공채)는 여성그룹 와우를 결성하고, 디지털 싱글 곡 ‘둥근달’과 ‘그곳’을 2월에 발표했다.

2007년 데뷔한 성은채는 2008년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시트콤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고, 현재 MBC 개그프로그램 ‘웃고 또 웃고’에 출연해 지난해 코미디-시트콤 부문 우수상 여자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07년 데뷔해 ‘웃찾사 시즌1’ 등에 출연했던 김승혜는 현재 SBS ‘개그투나잇’에서 ‘적반하장’에서 웃음을 주고 있으며, 2010년 데뷔한 정은선은 현재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패션넘버5’ ‘불편한 진실’ 등에 출연하고 있다. 지상파 3사 개그우먼이 뭉쳐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tvN ‘코미디 빅리그’의 아메리카노 팀이 유일하다.

87년생이 세 명이 뭉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성은채로부터 시작한다. 보컬트레이닝을 받으러 간 곳에서 가수 제안을 받고, 지상파 3사 개그우먼이 뭉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멤버를 모으게 됐다.

“보컬 트레이닝을 갔다가 좋은 곡이 있는데, 노래해 볼 생각이 없냐는 제의를 받았죠. 그러다가 방송 3사 개그우먼이 만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원래는 셋 다 모르는 사이였죠. 기수가 비슷하거나 하면 알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방송사가 다르니까요. 또 제가 여자들보다는 남자들과 친한데, 은선이는 쌍둥이 오빠들에게 추천받았고, 승혜도 SBS 개그맨 오빠들에게 추천을 받았죠. 그런데 만나고 보니까 신기하게도 87년생 동기라고 편하게 친구가 될 수 있었어요.” (은채)

사실 이들이 내놓은 ‘둥근달’은 이미 이전에 발표된 곡이다. 와우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다시 살리긴 했지만, 새로 도전하는 입장에서 신곡을 내놓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정작 멤버들은 중독성 강한 이 곡에 대한 칭찬을 이어나갔다. 게다가 더블타이틀 격인 ‘그곳’은 은채가 작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실 그 곡 때문에 이 팀이 모이게 된 것이거든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둥근해''''가 후크송처럼 귀에 익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도 들으면 들을수록 곧 익숙해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곡이 아니라는 것보다는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우선했죠. 그리고 여기에 저희가 ''''그곳''''을 하나 더 추가해, 신곡의 아쉬움을 달랬죠.”



각자 활동하는 방송사가 다르다보니 연습을 하거나 녹을 할 때 어려운 점이 많았다. 가장 힘든 것은 시간을 맞추는 문제였다. 현재 모두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셋이 뭉치기에는 너무 힘들었고, 두 명이 연습할 때 현 기획사의 연습생이 도와주거나 하는 형식으로 트레이닝을 이어나갔다. 지난해 7월에 만나 1월에 녹음을 하고 2월에 앨범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이도 한 몫한다. 이런 힘든 과정을 겪어 나온 앨범에 대한 각 방송사 선후배 개그맨들의 반응은 어떨까.

“사실 비밀리에 진행을 했죠. 제가 신인인데 가수한다고 말하기 어려웠죠. ‘개그콘서트’ 패션팀 선배들만 알았어요. 밤새 방송에 나갈 옷을 만드는데, 제가 연습 때문에 빠져야 하니까, 말을 안할 수 없었죠. 의외로 좋아해주셨어요. 기왕 하는 거 잘되면 좋겠다고. 개그맨실에서의 큰 반향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래도 선배님들도 음반을 많이 내본 경험들이 있으니까요.”(은선)

“첫 반응은 ‘네가 무슨 가수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목소리에 앨범을 어떻게 내냐 하면서요.(웃음) 그런데 일단 곡 나오면 말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휴대폰이나 벨소리에 다 해놓겠다고 하시면서요. 지금은 많이 응원해 주세요.”(은채)

“저도 처음에는 이야기를 안했어요. 자칫 준비과정에서 이야기했다고 앨범이 무산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다고 하니까 은채와 비슷한 반응이더라고요. ‘네 목소리로 가수를 하다니. 음반 아무나 내는구나’라고요.(웃음) 그런데 막상 음반이 나오니까 달라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시더라고요. 사실 은채가 부르는 부분을 하도 못 불러서 제가 부른 거예요.(웃음) 막상 음반이 나오니까, 선배들은 ‘음반 다 한 번씩 내봤으니 너무 들뜨지 마라’라고 충고해주시더라고요.”(승혜)

김승혜 말대로 개그맨 선배들은 그동안 숱하게 음반을 발표했다. 다소 코믹스럽게 발표한 음반도 있지만, 개그맨이라는 사실을 잊고 보면 완성도가 높은 음반도 많았다. 아예 쌍둥이 트로트 가수 윙크처럼 전업을 선언해 성공한 사례까지 있으니 말이다.

“반응들이 다들 첫 방송 언제 나가냐는 거에요. 저희도 그거 기다리고 있죠. 그런데 선배들이 하는 말이 너무 가수에 몰입하지 말라고 말하세요. 아마도 전업이 아닌 상황에서 자칫 상처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그러나 이왕 시작한 거 욕은 먹지 말고, 적어도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선배 개그맨들도 앨범을 많이 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희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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