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3월을 맞아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할 멜로영화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아내와 다시 사랑에 빠지기 위한 남편의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서약’과 첫사랑의 기억을 풋풋하게 녹여낸 ‘건축학개론’, 노부부의 마지막 사랑을 그린 ‘해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서약’
‘서약’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잃은 여자와 평생 그녀만을 사랑하기로 맹세한 한 남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자칫하면 식상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소재를 다루지만, 두 주인공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영화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차세대 할리우드 멜로퀸 레이첼 맥아담스가 잃어버린 자신의 기억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사랑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페이지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며, 채닝 테이텀은 그런 그녀가 스스로 길을 찾도록 묵묵히 옆에서 지켜주는 지고지순한 순정남 레오를 맡아 마음을 울리는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2월 10일 미국에서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개봉한 ‘서약’은 전미 박스오피스 1위, 2012 개봉작 중 최초로 누적 수익 1억불 돌파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화이트데이인 지난 3월 14일에 개봉했으며 ‘노트북’ ‘이프온리’에 이어 할리우드 대표 멜로영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건축학개론’
건축과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결합한 영화가 탄생했다.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은 애틋한 기억으로 연결돼 있는 승민과 서연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풋풋한 대학교 시절 건축학개론 수업을 함께 들었던 두 사람. 승민의 첫사랑인 서연은 15년이 지난 뒤 불쑥 나타나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하고 두 사람은 벽돌을 하나씩 올리듯 옛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나간다.
영화는 스무 살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구조로, 2인 1역 캐스팅 조합을 선보인다. 사랑에 서툰 스무 살 승민은 이제훈이, 현재의 승민은 엄태웅이 연기한다. 승민의 첫사랑 서연은 수지와 한가인이 맡아 아련함과 풋풋한 설렘으로 각기 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첫사랑이라는 기억과 더불어 삐삐, 무스, CD플레이어 등 당시 배경을 설명하는 아날로그적 아이템들이 등장해 향수를 자극한다. 영화의 주요 테마곡인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은 두 사람의 애틋함과 그리움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오는 22일 개봉.
‘해로’
‘건축학개론’이 첫사랑의 이야기를 그린다면 ‘해로’는 노부부의 마지막 사랑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해로’는 사랑보다는 정과 습관으로 살아가던 한 노부부가 막을 수 없는 이별과 마주하며 다시 한 번 사랑의 설렘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다.
40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부부 민호(주현)와 희정(예수정)은 습관처럼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민호가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그는 자신이 먼저 떠나게 되면 혼자 남겨질 아내가 걱정 돼 자신의 상태를 숨긴 채 그녀를 위한 작은 선물들을 하나 둘 준비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시 찾아온 기적 같은 사랑. 하지만 막을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은 하루하루 다가온다.
영화는 오는 22일 개봉하며 황혼의 로맨스를 다룬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뒤를 이어 따뜻한 감동의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