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클로즈무비] ‘건축학개론’ 속 ‘그 집’은 어떻게 탄생했나?

[Ki-Z 클로즈무비] ‘건축학개론’ 속 ‘그 집’은 어떻게 탄생했나?

기사승인 2012-03-17 13:13:00

[쿠키 영화] 알랭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이라는 책에는 ‘집은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다’라는 구절이 있다.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제작 명필름)은 건축과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아련한 감성을 자극한다. 영화 속 집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또 다른 주인공이다. 과연 그 집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극 중 서연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자 떠난 지 15년 만에 돌아와 새 출발을 하게 되는 제주도. 이 감독은 세트장의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실제 ‘살고 싶은 집’을 만들고자 구승회 건축 수퍼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제주도의 집을 설계했다.

구 수퍼바이저는 이 감독에게 원래 있던 집을 허물고 새로 지을 것을 요구했지만, 이 감독은 과도한 변화를 원하지 않았고 지붕과 기둥을 허물지 않는 선에서 작업하기로 했다. 이에 제주도 집은 9주간의 촬영기간 동안 거실을 트고 벽면을 풀딩도어(접이식 문)로 마감한 새집으로 탈바꿈됐다. 2층 서연 방 앞에 발코니처럼 펼쳐진 잔디 마당은 제주도의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곳으로 변화하기도 했다.

제주도 집 외에도 ‘건축학개론’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장소들이 등장한다. 대학생 서연이 독립하며 살게 되는 강남 개포동 반지하 방과 옛 정취가 살아있는 정릉, 창신동 골목길, 누하동 한옥, 수유동 시장 골목 등은 스크린을 통해 사연을 지닌 흥미로운 공간으로 재탄생돼 향수를 자극한다.

한편, ‘건축학개론’은 애틋한 기억으로 연결돼 있는 승민과 서연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풋풋한 대학교 시절 건축학개론 수업을 함께 들었던 두 사람. 건축학도 승민은 먼 미래에 서연을 위한 집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하고, 서연은 15년이 지난 후 승민 앞에 불쑥 나타나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한다. 승민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건축물로 서연을 위한 집을 설계하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벽돌을 하나씩 올리듯 옛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나간다.

영화는 스무 살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구조로, 2인 1역 캐스팅 조합을 선보인다. 사랑에 서툰 스무 살 승민은 이제훈이, 현재의 승민은 엄태웅이 연기한다. 승민의 첫사랑 서연은 수지와 한가인이 맡아 풋풋한 설렘과 아련함으로 각기 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오는 22일 개봉.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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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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