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TV] 3040의 힘…한국영화 ‘상반기 최다관객’ 견인차

[쿠키TV] 3040의 힘…한국영화 ‘상반기 최다관객’ 견인차

기사승인 2012-07-09 11:55:00


[쿠키 영화] 극장가 흥행의 역사가 새로 써졌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2006년부터 상반기 관객 수를 따로 집계해 왔는데, 올해 한국영화를 본 관객의 수가 4417만 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외국영화를 포함한 총 관객 수도 8279만으로 최다를 기록했고요.

여기저기서 불경기다, 경제가 어렵다, 신음소리가 들리는데 극장가는 이렇게 활짝 웃으며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배경. 역설이지만 바로 불경기 탓도 있을 겁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재충전을 하는 데 필요한 기회비용을 낮춰 극장가로 향했다는 얘기지요.

보다 중요한 건 바로 콘텐츠입니다. 볼 만한 영화가 있든 없든 영화를 보는 주 관객들, 20대 여성들뿐만 아니라 30~40대 여성, 거기다 남성까지 극장가로 불러들일 만한 작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 게 주효했다는 얘기인데요.

실제로 영진위가 발표한 흥행 톱10에 든 영화들을 보면 이러한 사실이 여실히 확인됩니다. 10위 안에 든 작품 가운데 7개가 한국영화인 가운데, 30~40대 정서에 짙은 인상을 남긴 1990년대 공안 정국을 리콜 시킨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생시대'를 비롯해 30대 부부의 이혼 위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전업주부의 자아 찾기를 모색한 ‘내 아내의 모든 것’, 30~40대의 첫사랑을 리콜 시킨 ‘건축학 개론’, 평범한 직장남의 서울시장 도전기, 평범한 가정주부의 댄스가수 도전을 다룬 ‘댄싱 퀸’, 젊은이들보다는 중장년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서울대 교수의 석궁 사건을 영화화 한 ‘부러진 화살’, 돌연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 나선 남자들과 그녀의 아픔을 담은 ‘화차’, 어머니라는 존재들의 무서운 모성을 에로틱 역사극으로 풀어낸 ‘후궁-제왕의 첩’까지 30~40대 관객들의 지갑을 열게 했고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우는 결과로 이어졌네요.



역대 최다라는 사실보다 30~40대 관객이 영화 흥행을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제작사를 비롯해 영화계 종사들이 영화 기획을 함에 있어. 더 이상 20대 여성만을 주 타깃으로 하지 않는 상황이 현실화 돼 가고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다시 말해 조금은 더 사회적 문제와 삶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는 희망인 거지요.

그렇다고 ‘진지’하다는 게 결코 무겁거나 재미없다는 것을 뜻하는 건 아닌 것, 잘 아시죠? 우리가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 ‘화차’를 재미있게 보았듯 잘만 만들면 사회적 환기를 제공하는 영화도 충분히 색다른 재미가 가능한 것일뿐더러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보듯 풋풋한 청춘남녀의 얘기로만

로맨틱 코미디가 가능한 건 아니고, 꽃미남만 대한민국의 여심을 흔드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모든 면엔 양과 음이 있지요. 흥행 톱10에 한국영화가 7개인 것도, 역다 최다 관객인 것도 다 반갑지만 1위작 <어벤져스>의 관객 706만과 2위작 <범죄와의 전쟁> 468만 명의 커다란 차이는 아쉬운 게 사실입니다. 또 지난해 11월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 올해 성적만 카운트 돼 8위에 오르긴 했지만 누적 관객 수는 755만. 진정 친절한 ‘톰 아저씨’나 스크린으로 이동한 마블코믹스 만화책의 영웅들에게만 가능한 영광인 건가요.

아니라고 믿습니다. 하반기 기대작 ‘도둑들’과 ‘타워’, 5일 개봉한 <연가시>까지 한국영화의 700만 이상, 1000만 관객 달성의 활약을 응원합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kmib.co.kr

최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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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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