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느 직종에 있든 경험은 사람을 여유롭게 만든다. 이는 나이와 무관하다. 온갖 잡다한 경험 없이 나이만 먹는 이들이 세상을 보는 폭과 여유는 나이는 어리더라도 풍부한 삶의 경험을 한 이보다도 사실 정신적으로 빈약할 수밖에 없다.
데뷔곡 ‘일라일라’(illa illa)이제 갓 20살 된 가수 주니엘(본명 최준희)이 그랬다. 이미 데뷔 전 가진 쇼케이스에서 기자들에게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인정받은 주니엘은 어떤 질문이든지 신인답지 않은 여유와 자신감이 느껴졌다. 무대에 대한 긴장감이 있냐는 질문에 “전 굉장히 재미있어요. 힘든 것도 별로 모르겠고요. 잠이 줄어든 것 이외에는 어렵지 않아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는 어찌 보면 일면 이해가 갔다. 한국에서는 신인가수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지난해 4월 ‘레디 고’(Ready Go)를 발표하며 데뷔 했고, 같은 해 7월 두 번째 앨범 ‘드림 앤 호프’(Dream & Hope)를 공개했다. 이후 워너 뮤직 재팬과 계약을 맺고 11월에는 메이저 데뷔 앨범 ‘포레버’(Forever)를 발매한다.
“일본에서 지낸 것은 2년 정도인데, 데뷔는 지난해 한 거죠. 애초 일본에서 데뷔하려고 간 것은 아니에요. 일본을 좋아했고, 한국의 인디신이 작기에, 큰 시장인 일본 인디신을 접해보고 싶었어요. 일본 음악도 공부해보고 싶었고요. 그래서 소속사 사장님이 ‘일본에 갈래?’라고 물었을 때 당장 가겠다고 한거죠. 일본에서도 첫 무대 때는 안 떨고 괜찮았어요.”
결국 주니엘은 어느 날 뚝 떨어져 한국 대중들과 만난 게 아니었다. 보아나 윤하가 일본에 진출할 때와 달리, 하도 많은 한국 가수들이 일본에 진출하기에 어느 순간 일본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에 대해 국내 대중들이 특별하게 느끼지 않았고, 그 와중에 주니엘이 일본에 간 것이다. 그렇지만, 오르는 계단은 분명 달랐다.
“과거에 보아나 윤하, 두 분이 대단했던 것은 한류가 없었을 때 진출했기 때문이죠. 요즘은 할류 타시고 오는 분들도 많고, 일본에 한류 팬들도 많아졌죠. 하지만 저는 분명 한류를 탄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라이브 공연과 인디를 타고 하나 하나 올라가고, 그 와중에 팬들이 생긴 거예요.”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주니엘은 자작곡으로 앨범을 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김도훈 작곡가의 곡으로국내 데뷔를 했다.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의 입장에서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다.
“엄청 아쉬웠죠. 제가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들도 모두 제가 쓴 곡들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저도 한번쯤은 다른 분에게 곡을 받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두 번째 앨범에는 꼭 제 곡을 넣고 싶죠.”
인터뷰가 끝날 즈음에 외모가 한국인이 아닌 일본 사람 같다는 말을 하자, 주니엘은 “꼭 아니라고 적어주세요”라고 강하게 입장을 어필했다. 격한 반응을 보면, 한두번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것 같지는 않다.
“사실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일본에서도 케이팝 가수 같지 않다고요. 지금도 일본인이라는 이야기를 엄청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꼭 제가 토종 한국인이라는 기사가 나갔으면 좋겠어요. 할아버니, 할머니, 부모님 모두 한국인이에요. 어떤 때는 왜 일본인이 한국에서 가수하냐는 댓글 까지 봤어요. 저를 재일동포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꼭 이거 강조해주세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 이은지 기자
[인기 기사]
▶ 레이싱모델이 한 자리에… ‘왜?’
▶ 신성일, MBC ‘무작정 패밀리’ 합류
▶ ‘궁’의 비밀이 해외로 나간다…‘후궁’, 8개국 판매”
▶ 패티김 “기획사들, 아이돌을 상품으로 생각 말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