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배우 정인아 “국토순례 단장 되어 걷는 이유는…”

[Ki-Z 人터뷰] 배우 정인아 “국토순례 단장 되어 걷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2-07-21 12:58:00

[인터뷰] 정인아. 대중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을 본 이들은 ‘아~’하고 그녀를 기억해낸다. 지난 2008년 MBC에서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출연해, 윤상현의 여동생 역을 맡아 열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크섬의 비밀’은 그녀가 대중에게 한발자국 다가서는 하나의 계기였을 뿐, 정인아의 활동 내공은 만만치 않다.

“어릴 적부터 끼가 있긴 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한 의류업체의 광고모델로 선발돼 활동했으니까요. 물론 한 언론사 사무국장이었던 아버지는 많이 반대하셨죠.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결국 학업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됐죠. 하지만 배우로서 꿈을 버릴 수는 없었죠. 때문에 모델로 활동하던 중에 연극무대에 뛰어들었어요. 연극 ‘클로저’와 ‘뮤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무대에도 서봤죠.”

연극무대와 브라운관에서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꿈을 착실히 쌓아가던 정인아가 갑자기 대중들 앞에서 사라진 것은 어이없게도 ‘자신도 모르는’ 사기사건 때문이었다. 약 10년 전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의 보증을 선 일이 있었는데, 그 지인의 회사가 부도를 맞고 정인아는 17억 원이라는 빚을 지게 됐다.

“그 사건이 해결된 지 2년 밖에 안됐어요. 정말 어릴 적에 말도 안되는 일을 겪은 거죠. 너무나 친한 분이었기에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몰랐어요. 돈을 갚으라는 협박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방 곳곳에 빨간 딱지를 붙은 것은 물론, 촬영장까지 찾아왔으니까요. 일을 해서 제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거예요. 결국 소송 끝에 법원이 제가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그 기간 동안 저는 연예계 활동도 할 수 없었어요. 우선은 저를 먼저 추켜세웠어야 했으니까요. 그러면서 제 스스로 많은 변화도 있었지만, 처음에는 왜 저에게 이렇게 ‘센’ 사건만 생기는지 화도 났었어요.”

그런데 이런 사기사건을 겪은 정인아에게 의외의 기회가 찾아왔다.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 운동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2009년 한 지인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피트니스센터에 우연히 들렸다가, 트레이너까지 맡게 돼 다른 연예인들까지 지도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또다른 기회를 연속적으로 만들어줬다.

“피트니스 센터에 많은 연예인들이 찾아오는데, 다들 자기 관리는 엄청나게 해요. 저도 거기에 자극을 받아 열심히 운동하며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 했죠. 운동을 통해 건강해지니, 사고 방식도 긍정적으로 바뀌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어떤 분이 제가 골프웨어가 잘 어울릴 것 같다며, 모델을 해주면 1년간 골프장 그린피를 면제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골프를 잘 치지도 못하고, 1년에 제가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그 덕에 또다른 세계에 접어든 거예요.”



정인아는 이후 SBS 골프채널 MC 등을 맡으며 다시 방송에 일부 복귀했다. 현재는 KBS 2TV ‘굿모닝 대한민국’에서 비만탈출 프로그램 몸짱 트레이너로 활약 중이다. 가수 민해경의 언니인 민재연 씨의 개인 트레이너를 담당하며 무려 22kg이나 감량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 인연은 정인아로 하여금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사랑의 국토순례’의 단장을 맡게 했다.

“서울에서 매일 30km씩 총 150km를 걷는 행사에요. 민재연 씨의 친오빠가 목사인데 국토순례를 했었데요. 그 인연으로 소개받아 제가 단장을 맡게 됐어요. 올해 6회인데, 이전까지는 개그맨 서인석 씨가 단장을 맡았었어요. 그래서 방송 등 협찬도 많이 받고, 캄보디아에 학교도 세우고 그랬대요. 그런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단장을 그만두게 됐고, 제가 맡게 된 거죠.”

그런데 정인아로 인해 이번 국토순례는 일이 더 커지게 됐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 정인아는 올리브나인 대표 출신인 현 스토리티비 고대화 대표를 만난 후, 국토순례에 대해 언급했고, 고 대표가 소속돼 있는 연예계 모임에서 이를 적극 지원키로 한 것이다.

“저도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어요. 고 대표님이 속한 모임에서 이번 국토순례를 도와주기로 했고, 거기에 소속된 연예인들이 학생들과 같이 걸으며, 여러 이야기를 해주기로 했어요. 이 국토순례가 소외 계층의 아이들도 많은 만큼 그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저도 힘들었던 시기를 여러차례 겪었기 때문에 그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이은지 기자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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