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현장] 라디오헤드 VS 들국화…지산의 첫날밤은 뜨거웠다

[Ki-Z 현장] 라디오헤드 VS 들국화…지산의 첫날밤은 뜨거웠다

기사승인 2012-07-28 12:59:01

[쿠키 문화] 30도가 훌쩍 넘는 날씨. 그러나 순식간에 몰린 3만 5000여 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수백 도에 가까웠다.

27일 경기 이천시 마장면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서 네 번째 열린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2012’(이하 ‘지산록페’). 개막 첫날부터 들국화와 라디오헤드 국내외 두 거장들이 무대를 꾸민다는 소식은 이미 록 팬들을 들썩이게 만들었고, 이는 페스티벌 행사장에 들어서는 초입부터 확인됐다. 고속도로를 지나 행사장까지 들어가는데 보통 10여 분 내외였던 3회 때와는 달리, 무려 1시간 30분 여분동안 길게 차가 늘어섰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일순간 폭발시킨 이는 16년 만에 원년 멤버로 재결성해 무대에 오른 ‘록의 전설’ 들국화였다.

그린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들국화는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매일 그대와’ ‘사노라니’ 등을 열창하며 관객들을 흥분케 했다. 보컬 전인권, 베이스 최성원, 드럼 주창권 등의 연주와 노래는 나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전인권은 무대에서 젊은 층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따라하며 뛰는 것에 대해 어리둥절해 하며 “고맙다”라고 첫 인사를 건넨 후 “나이 드는 거 걱정하지 말고 놀아라. 늙어보니 별 거 아니다”라며 관객들의 흥을 더욱 북돋았다.

지난 1983년 결성돼 1985년에 첫 앨범을 내고 한국대중음악사에 큰 반향을 일으킨 들국화는 1995년 3집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과거 전인권의 말대로 40대 미만의 관객들은 ‘진짜’ 들국화의 무대를 처음 본 셈이고,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노래를 ‘떼창’한 관객들에 대해 전인권이 고개를 갸우뚱한 것도 이해가 될 법했다.

실제로 이 무대를 본 관객들은 이후 펼쳐진 라디오헤드 공연을 보면서도 트위터에 “들국화의 무대의 여운이 깊어 라디오헤드의 공연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이날 최대 관심사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라디오헤드의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이었다.

1993년 팀 결성 후 처음으로 한국 팬들과 만난 라디오헤드는 이날 ‘노멀 인트로 뮤직’(Normal intro music)과 ‘로투스 플라워’(Lotus flower) 등을 비롯한 27여 곡을 2시간 넘게 열창했다.

사실 이날 라디오헤드의 공연 시간은 역대 지산록페에서는 예외적일 정도였다. 9시 30분에 시작한 공연의 공식적인 마무리는 11시였다. 그러나 첫 내한에 대한 흥분은 관객뿐 아니라, 라디오헤드 멤버들에게까지 전염된 듯 싶었다. 40분을 훌쩍 넘긴 11시 44분까지 라디오헤드는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공연 말미에는 허리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라디오헤드는 ‘크립’(Creep)를 비롯해 3집 이전에 수록돼, 국내 팬들에게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곡들은 선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박효상 기자, CJ E&M

이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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