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보아 “가수 이외의 삶? 생각해본 적 없다”

[쿠키人터뷰] 보아 “가수 이외의 삶? 생각해본 적 없다”

기사승인 2012-08-02 09:32:01

[인터뷰] 보아가 가수로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달 25일 정규 7집 앨범 ‘온리 원’(Only One)에서 보아는 더 단단해지면서도 조금은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을 줬다. 지난 2001년 데뷔 후 13년차 가수로서 당연할 수도 있지만, 아직 27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내보이는 내공은 놀라운 일이다.

보아의 이번 앨범은 대중들에게 반가움을 줬지만, 보아에게는 특별하다.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 처음으로 앨범 타이틀로 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곡도 사실 타이틀 곡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원래는 타이틀이 아니라 수록 곡으로 썼던 건데 생각보다 편곡이 잘나왔고, 녹음도 잘 됐어요. 수록곡으로만 하기에는 아까워서 첫 방송 때 함께 부를 곡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수만 사장님이 들어보고 타이틀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정말 놀랐어요. 제 자작곡은 SM스타일의 강한 비트가 아니거든요. 제 곡을 타이틀로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가사는 이별 내용을 담고 있다. ‘멀어져만 가는 그대, 내가 사랑했던 것 만큼, 아프고 아프지만 바보 같지만’으로 가사는 보아의 경험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술형으로 쓰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경험담이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경험담은 아니고요.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내용이었어요.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상황이 연상되는 가사. 생각보다 그런 가사를 쓰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어떤 테마를 정해놓고 그 테마에 대한 소설처럼 풀어나가는 작업을 하고, 또 멜로디에 맞추는 작업을 해야 하니까요.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더라고요.”

보아는 이미 국내에서 정상급 가수로 인정받는다. 당연히 보아가 앨범을 내면 그만큼 기대치가 올라가는 법. 하지만 보아 스스로에게는 앨범을 성공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법 했다.

“모든 앨범을 성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에요. 많은 분들은 더 화려하고 더 고난이도고 더 잘하길 원하죠. 저는 뭔가 더 파격적인 안무를 해야만 할 것 같고. 그런 기대들이 저를 얼게 만들 때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을 하고, 사람들이 내 노래를 들어준다는 것이 즐거운 일인거지 얼마나 성공했냐는 크게 염두에 두고 싶지 않아요.”

최근에 보아는 SBS ‘케이팝스타’에서 심사위원을 맡았다. 그동안 간간히 음악방송 등에서나 모습을 보였던 보아로서는 대중들과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동시에 출연자들을 보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그 친구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봤고, 제 눈에는 성장통도 보이고 발전하는 것도 보이니까 대견하면서도 안쓰러웠어요. 한편으로는 나를 지금까지 지켜봐온 사람들이 이런 감정을 느꼈겠구나 싶더라고요. 이런 감정을 담은 것이 이번 수록곡 ‘더 쉐도우’(The shadow)에요. 나와 팬을 빗대서 표현했는데 고마움과, 성장통을 모두 담아냈죠.”

사실 보아는 국내에서의 성장보다는 일본에서 힘겨운 성장을 했다. 최근 케이팝(K-POP) 가수들이 일본에 손쉽게 오리콘 차트에 진입하고 1위도 자주 하지만, 보아가 오리콘 차트에 진입할 때는 대단히 놀라운 일이었다. 먼저 힘든 길을 걸어갔어야 했던 억울함은 없었을까.

“힘겹게 먼저 그 길을 만들었다는 게 억울하긴 하지만 숙명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지만 최초라는 데에 대한 명예는 있잖아요. 또 뒤로 갈수록 가는 길은 쉽겠지만 처음처럼 반짝거리진 않죠. 또 한류 자체를 이렇게 이어가고 있는 것이 많은 가수 분들이 도전을 하고 노력을 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13년 동안 가수의 길만 걸어온 보아에게 뜬금없지만 깊게 고민을 해야 하는 질문이 던져졌다. 보아가 가수의 길을 걷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13년을 가수로 살았는데, 정말 모르겠어요. 딱히 없는데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SM에 있었으니까 연예인 삶 반, 일반인 삶 반이었거든요. 그런데 일반인의 삶은 너무 어릴 적이니까 사실상 경험한 것이 없죠. 그동안 사람들에게 ‘너 이거 안했으면 큰일났겠다’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이거 안했으면 뭐했을까?’라는 질문은 안 들어봤어요. 가수 이외에는 생각이 나질 않아요.”

사진=SM 엔터테인먼트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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