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2012년은 ‘연기돌’에 대한 시각이 적잖이 바뀐 해로 기억될 듯 싶다. 기존에 자신이 속한 아이돌 그룹 인기에 기대어 ‘낙하산 주연’을 꿰차며 연기력 논란을 일으켰던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 비해 소속 그룹의 인지도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연기색으로 호평을 받은 아이돌 멤버들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스타트는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이 끊었다. 2012년 1월 4일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첫 방 이후 시청자들은 ‘허염앓이’라는 신조어를 들어야했다. 바로 첫 연기에 도전한 임시완 때문이다. 어린 허염 역을 맡은 임시완은 단번에 시청자들을 시선을 휘어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같은 팀의 박형식 역시 드라마 ‘바보엄마’를 통해 첫 브라운관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 때문에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중장년층까지도 임시완과 박형식이 속한 제국의아이들에게도 관심을 드러냈고, ‘예능돌’ 광희 ‘체육돌’ 동준 등과 더불어 팀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후 임시완은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서 허염과는 또다른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천재 연기돌’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이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미쓰에이 수지였다. 3월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청순하고 풋풋한 매력을 선보이며 단숨에 ‘첫 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수지는 기존의 여배우들을 모두 제치고 ‘대세 여배우’의 자리에 올랐다. 이에 힘입어 드라마 ‘빅’에 출연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상반기에 임시완, 박형식, 수지 등의 ‘연기돌’이 빛났다면, 하반기에는 단연 에이핑크 정은지가 주목받고 있다. 정은지는 케이블 방송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서인국과 호흡을 맞추며 첫 연기 도전이라는 이력이 무색하게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 ‘연기 신동’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드라마의 배경이 1997년 부산인 만큼 부산 출신의 정은지가 완벽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해 호평을 더했다. 2011년 데뷔한 에이핑크의 멤버 정은지는 데뷔 후에도 사투리를 전혀 고치지 않았고, 이 같은 모습이 이번 드라마 캐스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앞서도 거론했듯이 팀의 인지도와 상관없이 멤버 개인의 힘으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누군가를 따라하는 듯한 연기 혹은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튀는 모습이 아닌 자연스러운 연기로 대중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서 느끼는 공통점이다.
주목할 것은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냐는 점이다. 임시완의 경우에는 이미 ‘해품달’에 이어 ‘적도의 남자’에 출연해 그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았지만, 박형식이나 수지 등은 아직 미완의 연기돌로 남아있다. 정은지의 경우에는 아직 첫 작품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미리 거론하기는 이르지만, 차기작의 선택이 중요할 것이다.
사진=쿠키뉴스 DB, tvN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