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분만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와 의료소송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내년 4월부터 분만 무과실 보상제도가 시행되면 4명 중 1명은 분만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6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산부인과 전문의 559명(남자 331명, 여자 228명)을 대상으로 ‘분만관련 근무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학회에 따르면 산부인과 의사 중 연령이 어릴수록 전문의 취득 후 아예 분만을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야간 당직과 과중한 업무로 인해 분만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분만을 하지 않는 원인에 대해 여자 산부인과 전문의의 60%는 강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꼽았고, 이밖에도 병원 운영 적자 등 경제적 문제 13%, 의료사고로 인한 난동이나 폭력적 진료방해 3%, 의료소송 발생 2%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내년 4월 시행예정인 무과실 보상제도에 대해 제도가 시행되면 응답자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103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분만을 그만두겠다고 답했으며 51%는 고민 중이라고 응답했다.
학회는 “산부인과 전문의의 분만기피 현상 원인은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와 의료소송의 위험성”이라며 “젊고, 여자 의사일수록 보호자의 난동 및 협박 등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육아의 부담 등을 이유로 분만을 기피하고 분만의사로서도 조기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결과는 최근 수 년 동안 우리나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자의 80~90%가 여의사인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분만 담당 산부인과 의사의 수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