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부터 ‘제3병원’까지…메디컬 드라마 32년 역사 돌아보니

‘소망’부터 ‘제3병원’까지…메디컬 드라마 32년 역사 돌아보니

기사승인 2012-09-03 10:48:01

[쿠키 방송] 메디컬 드라마가 또다시 쏟아지고 있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까지, 현재의 이야기뿐 아니라 과거로 ‘타임 슬립’을 해서까지 환자를 고치는 의사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들과 다양하게 만나고 있는 것이다. 메디컬 드라마는 거슬러 올라가면 32년 전부터 시작하는데, 당시부터 지금까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1980년대 - 메디컬 드라마의 태동기

대한민국 최초의 메디컬드라마는 1980년 9월 KBS에서 방송된 일요 아침 드라마 ‘소망’이다. 신구, 선우은숙, 노주현, 백윤식 등이 출연한 ‘소망’ 은 의사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병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의사들의 용기를 그려낸 작품이었다. ‘소망’은 시청자의 사랑 속에 3년 간 116회가 방송되며 대한민국 메디컬 드라마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당신’(1984년. 이정길, 송옥숙, 조형기 출연. MBC), ‘제7병동’ (1988년. 주현, 반효정, 김영애, 한진희 출연. KBS) 등이 방영됐다.

1990년대 - 대한민국 메디컬 드라마 전설의 시작

1990년대 들어 소위 ‘레전드 급’ 드라마들이 탄생하며 본격적인 메디컬 드라마 전성기가 열리게 된다.

1994년 4월 첫 방송된 MBC ‘종합병원’은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는 메디컬 드라마다. 이재룡, 전광렬, 홍리나, 신은경, 구본승, 박소현 등 내로라하는 청춘스타들이 총출동했고, 이를 통해 톱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후 2008년에는 14년만에 ‘종합병원2’가 방송 돼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이어 1997년에는 손창민, 장동건, 이영애 주연의 ‘의가형제’(MBC)가, 이듬해인 1998년에는 안재욱, 김희선, 한재석, 추상미, 차태현, 김정은이 출연한 ‘해바라기’(MBC)가 잇따라 인기를 모으며 메디컬 드라마의 계보를 이었다.

그리고 1999년 11월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허준’이 첫 방송돼, 국민드라마로 등극한다. 전광렬, 황수정, 이순재, 장서희, 박주미, 김해숙 등이 출연한 허준은 당시 최고 시청률 63.5%를 기록하며 그해 최고의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동시간대 방송됐던 드라마는 모두 3% 미만의 시청률로 초토화됐다. ‘허준’은 사극와 메디컬드라마의 결합으로 한의학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0년대 - 히트 메디컬 드라마의 공식 정립

2000년대 들어서는 잇따라 히트작이 탄생하면서, 메디컬드라마의 공식이 정립됨과 동시에 유무선 통신의 발달로 드라마에 대한 현실성 부족이 이곳저곳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긴박한 병원의 일상을 그린 ‘메디컬센터’(2000년. 감우성, 이승연, 김상경. SBS)와 이제마의 일대기를 통해 사상의학의 우수성을 전한 ‘태양인 이제마’(2002년. 최수종, 유호정, 김유미 출연)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메디컬 드라마계의 거탑들이 잇따라 탄생한다.

2007년 1월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한 ‘하얀거탑’(MBC)이 방송되며 대한민국 메디컬 드라마의 중흥기를 연다. ‘메소드 배우’ 김명민이 권력과 야망을 쫓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천재의사 장준혁으로 분해 전무후한 캐릭터를 탄생시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하얀거탑’과 같은 시기에 방송된 ‘외과의사 봉달희’(SBS)도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화제작. 심장병력 등 여러 핸디캡을 안고 있는 지방의대출신 흉부외과 일년차 봉달희(이요원)와 동료 레지던트들이 삶과 죽음, 보람과 좌절, 갈등과 극복 등을 통해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뉴하트’(2007년. MBC)는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주지만 돈 안되고 힘들다는 이유로 멸시당하는 흉부외과 심장 전문의들의 이야기를 담아 눈길을 모았다. 조재현이 자부심 강한 흉부외과 전문의로 최강국으로 나서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냈고, 촬영 당시 현장에 상주하는 의료진에게 자문을 구하며 찍어 리얼리티가 남달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1월에 방송된 ‘브레인’(KBS)은 인간의 몸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 속에 치열한 경쟁의 장인 대학 병원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과 이를 통해 진정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을 녹여내며 호평 받았다. 연기파 배우 정진영과 신하균이 서로 다른 색깔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 대결을 펼치며 흥미를 모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극적인 상황만 연출하려 일선 의사들이 이해하기 스토리가 존재하는 지적도 인터넷상에서 제기됐다. 물론 드라마와 현실은 구분해야 된다는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미드’(미국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국내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져, 의학 드라마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현재 - ‘리얼리티 + 상상력’ 메디컬 드라마의 진화

최근에 들어서는 메디컬 드라마 특유의 리얼리티에 드라마적 상상력을 더한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탄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0년 첫 시즌이 방송된 류덕환 주연의 국내 최초 메디컬 범죄수사극 ‘신의 퀴즈’(OCN)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희귀병을 소재로 다루며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특히 가상의 ‘한국대 법의관 사무소’의 엘리트 의사들이 희귀병과 관련된 의문의 죽음을 추적하며 사건의 비밀을 밝혀내는 수사과정을 그려내며 호평 속에 시즌 3까지 방송됐다.

이 뿐만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메디컬 드라마들도 잇따라 탄생했다. ‘닥터진’(MBC)과 ‘신의’(SBS)가 바로 그것. ‘타임 슬립’을 통해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 이동한 의사들의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며 화제를 모았다.

오는 5일(수) 밤 11시에 첫 방송 될 tvN ‘제3병원’은 가상의 양한방 협진병원 내 신경외과를 배경으로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 김두현(김승우)과 천재 한의사 김승현(오지호)이 일과 사랑을 놓고 펼치는 운명적 대결을 그려갈 국내 최초 ‘양한방 메디컬 드라마’.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양쪽의 갈등 관계에 기존 메디컬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양한방 협진’이라는 독특한 상상력이 더해지며 방송 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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