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남자 77.6세, 여자 84.5세로 여성 기대수명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혼자 지내시는 어머니들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머니들은 아무리 자식이라도 말하지 못하고 꼭꼭 숨기는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더 큰 질환을 막을 수 있다. 이번 추석에는 살펴봐야 할 어머니들의 질환별 문진 요령에 대해 부천성모병원 교수진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고향집 어머니 ‘유방암’ 자가진단법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 딸, 며느리들이 고향 어머니의 가슴을 살펴보거나 만져 봐 유방건강을 확인하는 것도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 양손을 내린 상태에서 거울에 비춰 봤을 때 유방이 대칭인지 살펴보고, 양팔을 들어 올릴 때 양쪽 유방이 똑같이 따라 올라가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유방 덩어리가 만져지는지 움푹 파이거나 빨갛게 부어오른 곳은 없는지,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는지도 체크해 봐야한다. 평소 유방의 통증이나 열감이 느껴지는지도 물어보면 좋다.
백종민 부천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 환자의 절반 정도가 본인이 혹을 만져서 병원으로 오게 되는 경우로 일부는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노년 여성들은 유방의 사이즈가 줄어들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아 젊은 여성에 비해 자가진단이 쉽다”고 조언했다.
◇폐경 지난 어머니 ‘자궁질환’ 눈치 채기
노년기 여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자궁질환으로 노인성 질염과 자궁탈출증이 있다. 위축성 질염이라고도 하는 노인성 질염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질벽세포가 위축되고 질내 정상균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자궁탈출증은 자궁이 일부 또는 전체가 질을 통해 빠져 나오는 것으로 다른 골반장기탈출증이 동반될 수 있으며 직장류, 방광류, 탈장 등이 이에 속한다.
노년 여성의 경우 골반 근육이 약해 자궁탈출증 발생률이 높다. 이 외에도 비만, 다산, 난산을 한 여성과 만성변비환자에게서도 증상이 나타나는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 질환은 출혈이나 노란색 혹은 핑크색 질 분비물이 나오거나 질 부위가 건조하고 심한 가려움이 있을 수 있다. 장기가 빠지는 듯한 압박감을 느끼고 아래가 묵직한 것도 증상 중 하나다. 하루 소변보는 횟수가 8회 이상이고 소변을 볼 때 타는 듯한 느낌이 들면 자궁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빈뇨, 절박뇨, 요실금도 증상 중 하나다.
이대우 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노인성질염과 자궁탈출증 등 여성 자궁질환의 증상들이 질분비물이나 가려움, 요실금 등으로 나타나 같은 여성에게도 증상을 말하기 곤란해 하는 질환 중 하나다”며 “처음엔 쑥스러울 수도 있지만 딸이나 며느리가 노년의 어머니들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고 증상이 있을 때는 산부인과 진찰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머니 속옷 적시는 ‘요실금’ 알아내기
요실금은 중노년 여성에게 나타나는 흔한 질병 중 하나다. 65세 이상의 노년기 여성의 절반이 요실금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것에 대한 수치심과 자괴감에 말하기를 꺼려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요실금은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간단한 호르몬 약물 치료와 운동요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화될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이 평소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소변보는 횟수가 8회 이상이거나 밤에 자다가 깨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잦은지 살펴보자. 또한 화장실 도착 전, 몸의 자세를 바꿀 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혹은 운동 중에 소변을 흘리는지 살펴봐야한다.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면 참기 어렵다거나 방광이 차면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진다던지 소변 볼 때 즉시 나오지 않고 찔끔찔끔 나오는지도 여쭤보면 좋다.
김준철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방광 및 요도를 지지해 주는 구조물이 약해져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노년기 특유의 특징인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치매 등 기존 질환 자체에 의해 요실금이 발생하거나 이들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에 의해서도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고 배우자와의 사별, 노년기 우울증 등 정서적인 요인들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