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민주통합당)은 8일 “복지부가 추진 중인 생애주기별 정신건강검진사업은 대상 연령과 수검자 인원이 정해지지 않아 내년 예산안에도 반영되지 않는 등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유출의 가능성과 전 국민 정신건강 검진을 시행하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관련 학계와의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복지부가 발표한 생애주기별 정신건강검진 사업의 대상자는 아직 미정인 상태다. 취학 전 2회, 초등학교 시기 2회, 중고등학교 시기 각 1회, 20대 3회, 30~50대 각 2회, 60대 이후 각 연령대별 2회에 걸쳐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연령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내년도 정신검진 대상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제대로 된 추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복지부는 내년도 정신검진 대상자가 최소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밝혔지만 문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누가 어떻게 검진하고 평가할지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현업에 있는 정신과 전문의는 총 2814명으로 2011년 말 기준으로 정신과 전문과목을 표시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국 742개소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정신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2차 검진대상자로 판명될 경우 최종결과와 상관없이 ‘정신질환자’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다”며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8년째 불명예스러운 1위인 점에서 복지부가 제안한 전국민 정신건강검진 도입 취지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추진할 경우 졸속추진은 물론이고 개인과 사회에 오히려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에서도 시행 자체를 포기한 정책을 복지부가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국내외 우수 사례를 참고해 사회적,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