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점쟁이들’ 김윤혜 “타로점 보니 1년 내내 달리래요”

[Ki-Z 人터뷰] ‘점쟁이들’ 김윤혜 “타로점 보니 1년 내내 달리래요”

기사승인 2012-10-13 13:01:01

[인터뷰] 영화의 흥행 여부 혹은 완성도 여부와 상관없이 스크린에서 눈에 띄는 배우가 있기 마련이다. 이들은 흔히 ‘씬 스틸러’(Scene Stealer)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씬 스틸러’가 이미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연보다 더 주목받는 ‘보석’이라면, 앞서 말한 류의 배우들은 주로 신인이면서 앞으로 제대로만 세공하면 ‘보석’이 될 ‘원석’ 같은 존재들이다.

영화 ‘점쟁이들’을 통해 스크린 데뷔한 배우 김윤혜가 그렇다. 호불호가 갈린 영화 ‘점쟁이들’에서 사물을 통해 과거를 보는 점쟁이 승희 역을 맡은 김윤혜는 영화 배우로서 첫 출발임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승희는 귀신 쫓는 점쟁이 박선생(김수로), 승희와 공학박사 출신 점쟁이 석현(이제훈), 귀신 보는 점쟁이 심인(곽도원), 미래를 보는 초딩 점쟁이 월광(양경모), 특종 전문기자 찬영(강예원)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 모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쟁쟁한 선배들과 한 자리에서 촬영을 한 만큼 김윤혜로서는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진짜 긴장 많이 했죠.(웃음) 일단 영화 촬영이 처음이기도 하고, 그런 현장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으니까요. 또 김수로 선배님도 그렇고, 모두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만 뵈었던 대 선배님들이니까, 너무 긴장되고 위축됐어요. 그래서 선배님들이 저의 긴장감을 많이 풀어주셨죠.”



그러나 긴장했다는 김윤혜의 말과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 있다. 바로 천연덕스럽게 닭을 먹는 장면이었다. 지난 2002년 12살에 패션잡지 ‘보그걸’ 표지 모델로 데뷔 후, ‘신비소녀 우리’로 이름을 날리던 김윤혜가 머리는 산발한 채 커다란 닭을 입에 물고 먹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그냥 웃음이 나올 뿐이다.

“사실 처음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검은 악령을 만나는 장면도 그렇고, 모든 부분이 조금씩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것이 남아있었어요. 그런데 닭을 먹는 장면은 굉장히 편하고 재미있게 찍었어요.(웃음) 따로 분장을 안 해도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모두들 그 모습이 낫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동안 화보에서 제가 너무 차갑게 느껴지는 이미지였는데, 너무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해 다들 편안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종종 보여드려야겠어요.(웃음)”

김윤혜는 자신의 영화를 언론배급시사회 때 기자들과 함께 처음으로 봤다. 브라운관에서는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와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많이 봐왔지만, 거대한 스크린에서 자신을 모습은 처음 본 셈이다. 사실 배우로서 이 간극에서 느끼는 감정은 크다.

“영화로서는 촬영이든, 시사회든 모든 처음이잖아요. 언론시사회 때 옆에 감독님도 계시고, 기자님들도 꽉 차고 하니까 제대로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혼났어요.(웃음) 스크린에 제가 크게 나오니까, 놓친 부분을 제 스스로 알게 되더라고요. 현장에서 모니터로 보는 것과 다 만들어져서 크게 보는 것은 다르잖아요. 특히 캐릭터가 독특했으니까요.”

캐릭터도 독특했지만, 극중 귀신 보는 점쟁이 심인 역의 곽도원과의 러브스토리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하나의 에피소드다. 김윤혜는 극 중 승희 역과 더불어 곽도원이 과거 사랑했던 여인으로도 나온다. 18살 나이 차이에서 오는 ‘안 어울림’과 더불어, 서로 음식을 먹여주는 장면부터 눈빛을 주고받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

“안 어울리는데, 보는 사람들은 묘하게 뭔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개인적으로 서로 눈빛을 주고 받거나 할 때 오글거리고 웃겼어요. 시트콤을 찍을 때는 또래들이었는데, 사실 그때보다는 도원 선배와 찍을 때가 더 좋았어요. 처음에는 도원 선배에게 선배님이라 부르기도 하고, 아저씨라고도 불렀는데, 도원 선배가 ‘오빠라고 불러라’라며 한달 동안 주입식 교육을 시키더라고요.(웃음) 성격이 너무 좋으시잖아요. ‘범죄와의 전쟁’과 ‘황해’를 봤는데, 너무 카리스마 있고 연기를 잘하시잖아요. 그런데 그 모습과 평소 보여주시는 모습이 너무 안 어울리는 거예요. 제가 볼 때는 호탕하고 옆집 아저씨 같은 털털한 분인데 말이죠.(웃음)”

일부에서는 김윤혜라는 이름이 낯설다. 그러나 앞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모델 ‘우리’는 쉽게 떠오른다. 본명인 김윤혜보다는 모델 ‘우리’로 살아온 시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는 본명으로만 활동할 예정이다.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다시 자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함이다.



“제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난리죠. ‘우리나라’ ‘우리 은행’ ‘우리는’ 등 제 정보를 찾기가 너무 힘들어요. 또 저에 대한 정보가 뜨더라도 금방 잊어버리더라고요. 제 어머니가 얼마 전에 스마트폰을 사셨는데, 김윤혜를 치면 제가 나오니까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 전에 ‘우리’라고 했을 때는 찾아봐도 볼 게 없으니까 안 가르쳐 드렸어요. 항상 ‘우리’에서 김윤혜로 다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가, 20살이 넘어서 확실히 결심했죠. 영화를 찍을 때는 ‘우리’였는데, 그래서 선배님들이 ‘우리’와 윤혜를 왔다 갔다하면서 부르세요.(웃음)”

극중 승희는 첫 장면에서 타로점을 봐주는 모습을 보인다. 김윤혜도 유일하게 보는 점이 타로점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위해서는 타로점을 섞는다거나 하는 기술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습했다. 영화에서 첫 스타트를 끊고 배우로서 달리기 시작한 김윤혜에게 타로점은 뭐라고 나왔을까.

“어머니들이 보는 신점이나 이런 것은 안보고 유일하게 보는 것이 타로점인데, 저에게 1년 내내 ‘힘내라’라는 말만 나오더라고요.(웃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1년 내내 힘내야 하고, 1년 내내 달려야죠. 타로점이 잘 맞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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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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