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푸른거탑’ 이용주 “군대 이야기, 여자들도 재밌대요”

[Ki-Z 人터뷰] ‘푸른거탑’ 이용주 “군대 이야기, 여자들도 재밌대요”

기사승인 2012-10-20 13:01:00

[인터뷰] 군대를 소재로 한 이야기에 여자들도 ‘빵빵’ 터졌다. 군인들에게 잡초란, 뽑아도 뽑아도 계속 돋아나 고된 제초작업을 하게 만드는 ‘푸른 좀비’며, 쓸어도 쓸어도 계속 쌓이는 한겨울의 눈은 그저 ‘하얀 악마’일 뿐이다.

심각한 분위기의 배경 음악과 심각한 군인들의 표정이 가득한 데도 어쩐지 자꾸 웃음이 배어 나온다. 디테일한 묘사와 특유의 유머 코드가 어우러지며 안방에 소소한 즐거움을 전달하는 tvN ‘롤러코스터2’의 인기코너 ‘푸른거탑’이 요즘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며 각광받고 있다.


그 가운데 어리바리한 신병으로 출연해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을 한껏 드러내는 배우 이용주는 안방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쌍꺼풀이 없는 눈매는 순하디순한, 마냥 해맑은 소년 같기만 하다. 닮은꼴 연예인도 많아 봉태규나 손호영, 비, 권상우 등 “쌍꺼풀 없는 배우는 다 닮았다는 얘기를 들어왔다”고 할 정도다.

“‘푸른거탑’ 덕분에 나름 인지도가 쌓인 것 같아요. 얼마 전 추석 연휴 때 집에 내려갔더니, 친척 분들이 여느 때보다도 반겨주시더라고요. 특히 동네 분들이 ‘푸른거탑’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관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15분 분량의 ‘푸른거탑’은 군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콩트 형식으로 그려낸 코너다. 이용주를 비롯 박성호, 김재우, 김민찬, 백봉기, 정진욱, 최종훈 등이 각기 다른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맡아 열연 중이다.

“촬영장이 너무 즐거워요. 남자들끼리만 있으니 ‘19금’ 농담도 하고 더운 날에는 서로 등목도 했어요. 방귀도 튼 사이죠.(웃음) 군부대에서 촬영하다보니 상황이 열악할 때가 많은데도 다들 마냥 신나게 촬영을 합니다. 신기하게도 부대에 촬영차 머무는 시간이 오래되다보니 어느덧 저도 걸그룹에 관심이 자꾸 가더라고요. 이거 직업병인가요?(웃음)”

‘롤러코스터’는 한 때, 과거의 인기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지만 ‘푸른거탑’의 인기로 역습의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청률은 물론 동영상 다시보기 상위권 섭렵과 온라인 게시판에서의 반응 또한 그 인기를 증명한다.



“워낙 ‘남녀탐구생활’이 사랑을 많이 받았던 코너라, 그 정도의 이슈를 불러올 수 있을지 기대하기는 어려웠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이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출연하는 작품을 보고 웃기는 쉽지 않은데,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막 웃게 되더라고요.”

앞서 시즌1의 ‘남녀탐구생활’이 일상에서 겪는 남녀의 미묘한 차이를 실감나게 표현하며 깨알 재미를 선사했었다면, ‘푸른거탑’은 오로지 군대 에피소드로만 이야기를 채운다. 언뜻 보면, 군대를 경험한 남자들만 공감하고 추억할 수 있는 소재로 오해하기 쉽다.


“군대라는 배경의 선입견 때문에 여자분들이 좋아해주실까 걱정이 있었는데, 웃음코드는 역시 통하더군요. ‘군대 이야기인데도 재밌더라’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사실 군대란 남자들에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추억일 거예요.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이제는 웃으며 얘기할 수 있다’라는 정도랄까요? 디테일하게 표현한 리얼리티 또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해요. 대본의 힘이 큽니다.”

‘푸른거탑’은 의외로 애드리브가 난무하는 코너다. 특유의 리얼리티를 위해 오히려 자연스럽게 배우들에게 연기할 것을 권유하고 독려한다. 때문에 대사나 상황의 절반 가까이가 애드리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연 배우들 모두 촬영 이외의 시간에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친분이 두터워 자연스러운 연기와 대사가 오간다.

“우리끼리 얘기해요. 우리는 마이너 배우지만 열정만큼은 메이저 못지않다고. 촬영장에서 큰소리 한번 나지 않았을 만큼 분위기가 좋아요. 서로 얼굴만 봐도 웃기다고 놀려대기도 하죠.”

과거 구찌와 휴고보스, 에르메스 등의 런웨이에서 활약하던 ‘잘나가던’ 모델이었던 그가 연기자로 외도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많은 모델들이 방송이나 영화에 관심을 가졌고, 의외의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궁’에서 꽃미남 4인방 중 장경 역을 맡으며 연기 신고식을 치른 이용주는 ‘프란체스카’와 ‘수수께끼보물섬(드라마시티)’에 출연하며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고,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다시 한 번 매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함께 모델로 활동하던 강동원과 이천희, 주지훈, 이준기 등이 연기자로 각광받기 시작하자,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부러웠고 시기, 질투 많았었죠.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자책도 했고요. 그래도 활동은 쉬지 않고 꾸준히 했어요. 웬만한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미니시리즈나 단막극, 영화 등등…. 계속 일을 해왔지만 한편으로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부끄러워지더군요. 이제야 제대로 연기에 욕심이 생겼달까요.”

영화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과 동명이인인 그는 “감독님께서 영화 개봉할 때마다 포털 사이트 프로필 순위가 달라진다”며 “‘건축학개론’ 극장 상영이 종료된 후 내가 다시 메인을 탈환해서 기쁘다”고 말하며 웃었다.

“요즘 가수 싸이 씨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B급 문화 및 정서가 재조명을 받았잖아요. 스스로를 ‘마이너 배우’, ‘B급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언젠가 저도 역습하는 날이 올 거라 믿어요. 조만간 ‘굳히기’ 기회는 오겠죠?(웃음)”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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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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