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요즘 사극 왜이래…‘마의’ ‘대풍수’ 줄줄이 먹구름

[Ki-Z 방송진단] 요즘 사극 왜이래…‘마의’ ‘대풍수’ 줄줄이 먹구름

기사승인 2012-10-20 12:30:01

[쿠키 연예] 사극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시청률 20%대를 훌쩍 뛰어넘던 열기도, 긴장감 넘치는 사극의 묘미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SBS ‘뿌리깊은 나무’와 KBS ‘공주의 남자’에 이어 올해 초 MBC ‘해를 품은 달’이 사극 열풍을 이어받았지만, 이후 뚜렷하게 명맥을 이어갈 만한 작품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체감 인기는 물론 시청률 수치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2012년의 의사가 18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의술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MBC ‘닥터진’은 지난 8월 한 자릿수 시청률로 막을 내렸고, SBS ‘옥탑방 왕세자’는 수목극 1위 자리를 잇달아 점령했지만 시청률에 있어서는 20%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한 9월 종영한 MBC ‘무신’과 지난 18일 막을 내린 MBC ‘아랑사또전’ 역시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쓸쓸히 퇴장했으며, 현재 방영 중인 김종학 감독과 송지나 작가가 의기투합한 SBS ‘신의’ 또한 10% 초반 대에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대작이라 손꼽히는 MBC ‘마의’와 SBS ‘대풍수’가 최근 닻을 올렸다. 각각 제작비 200억 원 가량이 투입됐고, 초호화 배우 및 제작진의 포진 그리고 작품 준비 기간 또한 여느 작품의 몇 배를 뛰어 넘어 기대를 높였다.


‘대풍수’는 국운이 쇠한 고려말 권력의 주변에 있던 도사들이 난세의 영웅인 이성계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한낱 변방의 무장이었던 이성계가 조선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열기까지 그를 내세워 조선을 건국한 숨겨진 영웅들을 재조명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풍수지리와 사주명리, 관상이라는 동양사상을 집대성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데, 인생의 이치와 자연의 흐름을 읽으며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엿본다는 것이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다. 지성과 지진희, 송창의, 김소연, 이윤지, 조민기, 오현경, 이승연 등이 출연하는데, 캐스팅에만 2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지나친 노출 장면으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는가 하면, 스토리가 난무하다는 혹평도 잇따르고 있다. 1회분에서는 이인임(조민기)와 수련개(오현경)의 농도 짙은 베드신이 전파를 탔고, 2회의 동륜(최재웅)과 영지(이진)의 키스신 또한 “자극적이고 민망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첫 방송에서 6.5%의 시청률로 출발한 ‘대풍수’는 3회에서 10.6%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가 싶더니 지난 18일 방송된 4회에서는 7.6%으로 다시 한 자릿수로 돌아왔다. 하지만 36부작으로 제작된 만큼 방대한 이야기의 줄기를 형성하는 초반인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

‘마의’는 ‘사극 명장’ 이병훈 감독이 ‘이산’과 ‘동이’에서 함께 했던 김이영 작가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조선 후기, 말을 고치는 수의사로 출발해 어의 자리까지 올랐던 실존인물 백광현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의학세계를 그린다.

지난 1일 8.7%의 시청률로 출발한 ‘마의’는 조승우와 이요원 등의 성인 연기자들이 출연하면서 두 자릿수 시청률에 진입했고, 16일에는 12.9%를 올려 월화극 1위인 KBS ‘울랄라부부’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과거 ‘허준’과 ‘대장금’으로 50%의 시청률을 돌파한 기록을 세웠던 이병훈 감독으로서는 웃을 수 없는 수치다. 아역 배우들이 극 초반 시청률 끄는 데에 다소 아쉬움을 남겼고, 이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조승우의 데뷔 14년 만의 첫 안방 나들이라는 프리미엄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 놓은 상태다.

무엇보다 사극의 묘미는 탄탄한 대본,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있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필수적이다. 과연 두 작품이 사극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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