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차트서 실종된 2012년 데뷔 아이돌 그룹…“어디갔니”

음원차트서 실종된 2012년 데뷔 아이돌 그룹…“어디갔니”

기사승인 2012-10-22 10:32:00

[쿠키 연예] 올해만 50팀이 넘게 쏟아진 아이돌 그룹. 그러나 막상 이들의 음악을 듣기란 쉽지 않다. 데뷔 무대이기 때문에 한두차례 등장하는 지상파-케이블 음악프로그램을 눈여겨 보지 않는다면, 이들이 열심히 준비한 노래는 대중들 귀에 한번도 들려주지 못한 채 사라질 정도다.

이런 상황을 가장 적나라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온라인 음원차트다. 22일 현재 멜론 실시간 음원 차트를 보면 10위권 안에 아이돌 그룹이라고는 미쓰에이의 ‘남자 없이 잘 살아’(7위)와 블락비의 ‘닐리리 맘보’ 두 곡뿐이다. 미쓰에이는 어느덧 3년차, 블락비는 2년차 아이돌 그룹이다.

100위권으로 확대해 보면 오렌지 캬라멜의 ‘립스틱’(18위), 15&의 ‘아이 드림’(30위), 시크릿의 ‘포이즌’(32위), FT아일랜드의 ‘좋겠어’(40위), 쥬얼리의 ‘룩엣미’(61위), 씨스타의 ‘러빙유’(66위), 동방신기의 ‘캐치미’(70위), 오프로드의 ‘비봅’(71위), 카라의 ‘판도라’(73위), 2NE1의 ‘아이 러브 유’(81위), 다비치의 ‘남자도 우나요’(87위), 스피카의 ‘아이윌 비 데어’(94위), 라니아의 ‘스타일’(98위), 비스트의 ‘아름다운 밤이야’(99위) 정도가 포진해 있을 뿐이다. 이중 올해 데뷔한 그룹은 오프로드와 스피카, 15& 정도이며, 이들 역시 50위 권 밖에 이름을 올렸다.

Mnet 차트 역시 마찬가지다. 22일 현재
아이돌 그룹은 미쓰에이(7위), 원더보이즈(15위), 오렌지카랴멜(16위), 블락비(19위), 15&(27위), FT아일랜드(36위), 시크릿(37위), 동방신기(50위), 2NE1(54위), 쥬얼리(57위), 카라(58위), 미스에스(76위), 스피카(83위), 티아라(85위), B.A.P(93위) 등으로 2012년 데뷔 아이돌 그룹 중 상위권이라 할 수 있는 그룹은 원더보이즈 정도다. 물론 원더보이즈는 22일 현재 Mnet 추천 음악으로 상위에 배치되어 있어, 순위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이는 여타 온라인 음악차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2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현재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일까. 지난 10월 18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과 19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 출연자를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엠카운트다운’ 출연자는 미쓰에이, 가인, 오렌지캬라멜, FT아일랜드, 서인영, 15&, 케이윌, 에일리, 비투비, 스테파니, AOA, 쥬얼리, 가비앤제이, 블락비, 타임즈, 원더보이즈였다. 이 중 올해 데뷔한 그룹은 비투비, AOA, 타임즈, 원더보이즈다.

‘뮤직뱅크’ 출연자들 중에서도 올해 데뷔한 그룹은 비투비, 빅스타, 100%, 카오스, 미스터 미스터, AOA, 오프로드, 에이션, 84LY, 이엑스아이디 등 10개 그룹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까지 활동했거나, 활동한 그룹을 보면 피에스타, 갱키즈, 디유닛, 스카프, 이블, 타이니지, 비비드걸, 쉬즈, NEP, 투엑스, JJ프로젝트, 빅스, 뉴이스트, 씨클라운 등으로 무려 50여개 팀 가운데 음원을 통해 대중들과 오랜 기간 만난 팀은 거의 없을 정도다.

일부 기획사 관계자들은 “올해 음원 차트에서 무엇을 해보겠다거나,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겠다는 등의 목표는 없다. 단지 그룹의 이름이라도 대중들에게 알린 후 차근차근 올라갈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은 팀 명조차 대중들에게 알리지 못할 판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일단 노래가 좋아야 하는데, 다 똑같은 작곡가에게 곡을 받으니 거기서 거기다. 이 노래를 저 그룹에 끼어 넣어도 문제없는 상황에서는, 비슷한 노래라면 차라리 인지도 있는 그룹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신예 그룹들이 유명 작곡가에게 기대, 데뷔하는 행태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외모가 아무리 다르다고 하더라도, 누가 방송을 보고 음악을 찾겠나. 결국은 귀에 꽂히는 음악이 우선인데, 지금 아이돌 음악들은 차별화가 없고, 성공한 사례만 뒤따라가려고 가려 하지 않나. 이런 실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 음원 차트 아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수십 개의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도 신선한 느낌을 전달해주지 못하고, 온라인 음원차트 100위권 안에서 10개도 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은 결국 성공 사례만을 쫒아 손쉽게 가려는 기획사들이 빚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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