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전하는 ‘마의’ 재미있게 보는 법

한의사가 전하는 ‘마의’ 재미있게 보는 법

기사승인 2012-11-22 07:22:00

[쿠키 연예] MBC 월화 드라마 ‘마의’ 열풍이 뜨겁다. 광현(조승우)이 의관에 도전하는 본격적인 스토리로 접어들며 매회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조사에 따르면 20일 방송된 16회가 18.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 중이다. 동 시간대 방송된 KBS2 월화 드라마 울랄라 부부(8.5%), SBS 월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7.7%)과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무엇보다 현재 시청자의 가장 큰 관심을 끄는 부분은 광현이가 의관이 되는 과정이다. 실제 인의가 되기 위해 1차 의서 시험에 통과한 후 명환(손창민)의 계략으로 부상을 입었지만 2차 동인경 시험에서 혼신을 다해 침을 놓는 광현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렇다면 실제 조선시대 의관이 오르는 과정은 어땠을까? 마의를 한 단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조석용 보명한의원 원장의 도움을 받아 조선시대 의관이 되는 과정에 대해 살펴봤다.

크게 조선시대의 의료기관은 신하들의 건강을 돌보고 교육 및 시험을 주관하는 등 전체적인 의료시스템을 관리했던 ‘전의감(典醫監)’, 왕의 건강을 관리하는 ‘내의원(內醫院)’, 서민들의 치료를 담당했던 ‘혜민서(惠民署)’로 나뉜다. 확실한 신분 계급사회에서 서민들은 실제 질병에 시달려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힘들었고 왕이나 주요 관리에 맞춰 의료체계가 구성됐다.

이 시기는 의관의 수가 적고, 되는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마의 속 광현이와 같이 밑바닥부터 최고자리까지 올라가는 케이스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일반적으로 조선시대 의관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혜민서나 전의감, 혹은 각 지방의 관아에 속한 교육기관에 의생으로 입학해 교육을 받아야 했다. 광현이가 시험을 치르는 것도 혜민서 의생이 되기 위한 과정이다. 특히 혜민서의 경우 선발인원이 단 30명에 불과해 시험에 통과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렇게 교육생이 되면 의관들을 도와 잡일을 하며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중 실력이 출중한 자들은 매년 6월과 12월 실시하는 의과 자격시험인 녹시(祿試)에 응시할 수 있었다. 즉 이 시험에 합격하면 나라의 녹(祿)을 받는 정식 의관이 되는 것이다.

또한 녹시보다 한 단계 높은 특별 의관 등용시험이 존재하는데 녹시가 혜민서의 주관으로 시험이 치러지는 것과 달리 특별시험은 전의감이 주관해 3년마다 치러진다. 당연히 단계가 높은 만큼 뽑히기도 어려웠다. 시험은 초시와 복시로 나뉘는데 초시는 18명, 복시는 초시생 중 엄선된 9명을 선발해 치러졌다.

특별시험은 주로 의학입문에 대한 암송과 본초(本草), 동인경(銅人經), 직지방(直指方) 등 중국 유명의서에 관한 필기시험으로 치러졌다. 드라마 마의 속 광현이가 동인경 시험에서 시침을 하고 수은이 흘러내리는 등의 모습은 드라마 속 설정이며 실제 당시 동인경 시험은 필기시험 위주의 상당히 고급 시험이었다. 특별시험은 합격자중 1등에게는 종8품, 2등은 정9품, 3등은 종9품을 수여했는데 종8품은 양반도 쉽게 오르기 힘든 높은 자리다.

조석용 원장은 “마의는 드라마 상 다소 과장된 설정도 있지만 실제 존재하던 백광현이란 인물의 일대기를 통해 당시의 의료체계나 의학을 알기 쉽게 풀어놓고 있다”면서 “조선시대는 문관위주 사회였기 때문에 의관이 큰 대접을 받지 못했고, 실제로는 단계를 밟아 직급이 올라가기보다 왕이나 고위 관료의 성공적인 치료를 통해 한순간에 유명한 의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조 원장은 이어 “실제 당시 역사적 상황을 알고 비교해서 보면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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