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난 1월 1일 소녀시대가 신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발표하자, 모두의 반응은 “변했다”였다. 단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해도 이 의견은 쉽게 일치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소녀시대라는 걸 그룹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한 아이돌 그룹의 음원 하나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이토록 높으니 말이다.
그렇다고해서 소녀시대가 이런 외부의 반응에 대해 사뭇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의 좋아해주는 팬들에 반응에 대해 ‘좋다’라고 답하기도 하지만, 이제 의견을 달리하는 반응에 대해서도 ‘그럴 수도 있다’고 고개를 끄덕일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이다. 소녀시대와 1시간 여 잡담과 수다가 이를 잘 보여준다.
- 음악 프로그램에 한 주간 출연했다. 오랜만에 선 무대가 어땠는가.
“쉬면서 몸이 근질근질했다고 해야 하나. 음악방송을 아침에 준비할 때 공기나, 저희를 지켜보는 사람에게 ‘우리가 소녀시대입니다’라고 하는 게 그리웠는데, 한 주 방송을 하고 나니 그리움이 해소되기도 하고, 다음 주에 어떤 의상, 어떤 에너지로 해야 하나 걱정도 들었는데 일단은 너무 잘 끝난 것 같다. 저희가 연습한 대로 방송이 잘 나와서 다행이다.”(수영)
“‘컴백쇼’라고 파격 편성을 받아서 소녀시대 만을 위한 특별한 방송을 방송사에서 먼저 배려를 해주셨다. 시작부터 화려하고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1년 2개월 만에 활동하기 시작하니, 데뷔할 때처럼 설레고 좋다.”(유리)
- 이제 해외에서의 인기에 대해서는 익숙할 것 같다
“확실히 케이팝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 저희가 미국 시장을 노리고 한 건 아닌데, 음악시장이 하나가 되다 보니까,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아졌다는 것을 느꼈다.”(서현)
-컴백할 때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안무다, 어찌보면 기존과 달라서 익숙하지 않았을텐데.
“저희가 데뷔전에 배웠던 것이 걸스힙합이었다. 그냥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어렸을 때부터 했던 안무라 편하게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태연)
“노래가 정말 길고 오랜만에 이런 춤을 추다보니 체력이 정말 약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예쁜 춤만 추다가 체력적으로 힘이 필요한 춤을 추니까, 처음에 한번 추고는 20분 쉬었다.(웃음) ‘아이 갓 어 보이’는 마라톤하는 것 같은 긴 곡인데, 이 안무를 통해서 에너지를 되찾은 느낌이다. 춤을 추면 말이 없어진다. 스태프들이 춤 추는 것만 봐도 살이 빠지는 느낌이라고 말씀해 주신다.”(티파니)
- ‘댄싱퀸’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소녀시대 멤버들이 기분이 새로웠을 것 같기도 하고, 공개하기 꺼려했을 것 같기도 하다.
“메이크업을 정말 많이 안 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꼭 뮤직비디오를 공개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태연)
“진짜 어리다는 느낌이었다. 춤이나 음악을 즐긴다는 것보다는 엄청 열심히 하는 느낌이었다. ‘아이 갓 어 보이’는 무대를 즐기는 것이 보이는데, ‘댄싱퀸’ 뮤직비디오는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서현)
- ‘아이 갓 어 보이’ 반응이 굉장히 엇갈리고 있다. 멤버들이 처음에 이 곡을 받았을 때는 어땠나.
“저희도 똑같은 마음이었다. 잘 모르겠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전원)
“노래가 사실 뭐가 뭔지 몰랐었다. 그런데 오히려 무대 퍼포먼스로 이 노래가 정리되는 것 같다. 보면 볼수록 더 좋고, 들으면 들을수록 더 좋은 것 같다. 한번 들을 때마다 새로운 면에 집중이 되고, 스타일링이나 패션이나 재미있는 것 같다. (노래를) 하는 저희도 재밌고, 즐거워서 많은 분들이 2013년 내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티파니)
“들을 때 귀에 감기는 후크송이 아니다 보니까, 여러 번 들었을 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저희도 처음 들었을 때랑, 100번 들었을 때랑 비교하면, 확실히 100번 들었을 때가 더 좋다고 느껴졌다. 듣는 분들도 저희처럼 느끼실 것이라 생각한다.”(서현)
- 어느 그룹이든 변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타이밍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소녀시대가 지금 변화할 때라고 생각했나.
“저희가 데뷔할 때는 10대였기에 그 시기에 가잘 잘 어울리고 가장 잘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를 했고, ‘지’때는 대학생 같은 흰 티에 청바지. 그렇게 조금씩 성숙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서현)
“지난번에는 걸 파워에 대한 자신감이나 그런 메시지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저희가 평상시에 수다 떠는 내용, 즉 옷이건 남자건 그런 내용을 담고 싶었다. 변신, 변화라기 보다는 그 때에 딱 맞는 모습인 것 같다.”(티파니)
- 현재 자신들이 추구하는 모습을 무대에서 몇 퍼센트나 완성했다고 생각하나.
“숫자로 얘기하기가 애매한 게 딱딱 맞는 군무보다는 앞부분부터 연기로 시작해서 서로간의 호흡이 중요한 안무다. 같은 날 여러 번 무대에 올라가도, 매번 다른 애드리브를 하곤 한다.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고, 저희도 하면서 더 느끼는 것이 있을 것 같다. 보시는 분들도 매번 보실 때마다 새로운 걸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저희도 동작이 다음에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태연)
- 오랜만에 9명이 모여서 대중과 만난다.
“역시 9명이 필요했다. 에너지가 다르다. ‘태티서’도 했지만, 다른 음악을 하는 재미는 있었지만, 9명이 있으면 힘들다가도 잊게 된다. 한 명 한명의 에너지가 뭉쳐서 더 큰 시너지를 느끼는 것 같다.”(서현)
“꽉 찬 느낌이다. 누군가가 부족해도 다른 멤버들이 채워줄 수 있다는 믿음도 생기고, 부족한 걸 다른 멤버들한테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었다. 9명이 있어야 한다. 8명이 같이 있는 게 소중하다는 것을 쉬면서 많이 느꼈다.”(티파니)
- 이번 안무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데, 변함없이 ‘지’ 콘셉트로 가는 것은 어떨까라는 의견도 있다.
“당연히 소중한 의견이긴 하지만, 저희는 발전되고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트렌드도 그렇고, 지향하고 싶은 이미지가 이렇게 때문에 살짝 본인의 스타일이 아니어도, 이게 ‘소녀시대 스타일이구나’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키싱유’의 소녀시대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태연)
“평상시에는 대중이 생각하는 소녀시대를 보여드리는 것 같다. 단 무대에서만큼은 도전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컴백 첫 주 ‘댄싱퀸’으로 에전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개인적으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생각한다.”(티파니)
- 현 시점에서 소녀시대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있나.
“아직 못해 본 게 많다. 월드투어도 못 해봤다.”(태연)
“데뷔하고 나서 계속 꿈꿔온 목표가 아무 일 없이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앨범이 몇 장 팔리고 이런 꿈은 없었다. 욕심이 없다기보다는 그냥 저희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저희끼리 있는 게 즐겁다. 그리고 지금은 저희가 하는 무대에 굉장히 뿌듯하고, 저희가 표현하고 에너지를 쏟는 만큼 많이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진심을 다하고 열심히 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와 줄 것 같다. 올 한해도 아무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수영)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