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사진) 연구팀은 최근 임상연구를 통해 ‘만성 요통의 침치료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 스파인(SPINE)에 게재됐으며, 노르웨이에서 개최된 보완대체의학연구 국제학회 ICCMR(International Congress on Complementary Medicine Research)에서 발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송미연 교수 연구팀은 2008년 10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30명(만 18세 이상, 65세 이하)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요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요통으로 인한 불편함이 10cm 시각적 상사 척도(visual analogue scale, 이하 VAS)로 5 이상인 환자로 대상을 제한했다.
이번 연구는 침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3개의 대학병원에서 다기관(multi-center) 연구를 통해 무작위배정, 환자-평가자 눈가림, 거짓침 대조군 방법으로 진행했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의약 임상연구 지원과제’로 선정돼 기초와 임상연구가 동시에 수행됐다. 기초연구는 경희대 경혈학교실 박히준 교수 연구팀이 담당했고, 환자의 관점과 환자 중심의 평가를 반영하기 위해 질적 연구 및 경제적 효용성 평가가 이뤄졌다.
연구에 따르면 치료군 환자 65명에게는 개인마다 알맞은 혈(穴)자리 및 변증에 따라 침 치료를 시행됐으며, 치료 전후 및 치료 후 8주, 12주, 24주에 불편함, 통증, 일상생활 장애 정도, 건강상태, 우울증 등의 변화를 평가했다.
또 그 동안 침 치료 연구에서 논란이 됐던 진짜 침 치료의 효과를 비교 평가하기 위해 65명의 대조군 환자에게 혈(穴)자리가 아닌 위치에 거짓침(피부를 뚫지 않는 침, sham acupuncture)을 시술했다.
연구결과 6주간 침치료를 시행한 치료군 환자에게서 요통으로 인한 불편함을 나타내는 수치(VAS for bothersomeness; VASB)와 통증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VAS for pain intensity; VASP)가 대조군 환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는 치료 종료 시점뿐만 아니라 치료 후 3개월까지 지속되면서 만성요통의 침 치료가 환자의 불편함과 통증 강도를 감소시키고, 장기적인 지속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짓침을 이용해 침 치료를 흉내 내는 방법이 실제로 시술을 받는 환자의 입장에서 그것이 진짜 침인지 거짓침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눈가림이 잘 이뤄졌는지에 대해 눈가림 지수(blinding index)로 나타낸 평가도 수행됐다. 그 결과 진짜 침 치료를 받은 환자와 거짓침 시술을 받은 환자 모두 자신이 받은 치료가 어떤 것인지 잘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향후 침 연구 방법론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최종 분석에 포함된 116명(130명 중 14명의 탈락자 제외)의 환자들 가운데 부작용을 경험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이로써 본 연구에서 침 치료의 안전성도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송미연 교수는 “이번 연구가 미국에서 진행된 기존의 임상연구에서 만성요통에 대한 침치료가 플라시보에 비해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고 발표한 결과를 뒤집은 것”이라며 “침술사 또는 짧은 시간의 침교육을 받은 의사에 의해 침 치료가 이뤄진 미국 연구와 달리 한의학의 특성을 살린 개개인의 증상에 적합한 침치료가 한국에서 오랜기간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거친 숙련된 한의사에 의해 이뤄졌을 때 그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