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바로알기-치매②] 권주영 서남병원 신경과 교수

[질환 바로알기-치매②] 권주영 서남병원 신경과 교수

기사승인 2013-02-26 10:10:01

[쿠키 건강]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망증은 정상 노화 과정 중 하나죠. 건망증은 무언가를 잠시
잊은 것뿐이지 기억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금세 기억해 내지만 치매는 뇌에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 수십 년을 함께 지낸 부인이나 남편을 못 알아보고 물건을 훔치는 행동을 보입니다. 특히 낙상사고 같은 2차 피해도 많아 환자와 가족 모두 힘들어하는 질환이기도 하죠.”

권주영 서남병원 신경과 교수(사진)은 건망증은 단순 기억력 장애로 생각을 끄집어내기까지의 시간이 다소 걸릴 뿐 기억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정상 노화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치매는 뇌손상증상으로 최근에 겪은 일은 기억하지 못하는 양상을 보인다. 치매 환자가 증상이 심해질수록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고 어린 아이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치매 증상으로는 길을 잃거나 공간을 찾지 못하는 시공간능력 장애, 사람 이름이나 사물의 이름을 구별하지 못하는 언어능력 장애, 판단력장애, 난폭하게 구는 행동장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60세 이상이면 전국의 모든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치매 선별사업 중 하나로, 이 검사에서 치매가 의심되면 보건소 의사의 의뢰에 따라 연계 병원에서 다시 자세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치매, 완치가 아닌 증상 지연이 치료의 목적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뇌손상이 계속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지연시키기 위한 치료를 한다. 완치가 아니라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재활치료나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치매는 단백질의 침착으로 생기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수술치료는 하지 않는다.

뇌에 발병한 위치에 따라 증상에도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 혈관성 치매는 기억장애나 지금 있는 장소와 시간, 자신과 주위 사람이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인지장애가 많다. 전두엽이나 측두엽 치매의 경우 성격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쉽게 흥분하거나 우울해지는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권주영 교수는 “간단한 설문부터 정밀검사까지 2시간에 걸친 검사를 통해 각 영역별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치매 치료의 첫 번째”라며 “뇌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환자도 완치가 아닌 증상 지연에 목적을 두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손상시키는 술럽尸?금물, 고가약 정부 지원도 필요

치매는 비정상 단백질의 침착으로 뇌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 경도인지장애를 사전에 발견해 뇌손상이 적을 때부터 치료하는 것이 좋으며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관리해 치매로 발전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뇌를 활용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숫자 암기나 책 내용 파악 같은 간단한 것들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뇌손상을 가속시키는 주범이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치매는 대부분 약물치료를 하게 되는데 약값이 굉장히 고가다. 따라서 환자들이 임의적으로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24시간 붙여야 하는 패치를 하루 더 붙이고 있거나 하루에 아침, 저녁 두 번 먹어야 하는 약을 한 알만 복용하기도 한다. 실제 한달 치 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두세 달이 지나서야 새로 처방 받으러 오기도 한다.

권 교수는 “치매 약물의 임의적 사용이나 중단이 많은데 이는 치매약값이 고가라서 그렇다. 치매는 계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치매 환자들의 약값을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는 환자 본인도 괴롭지만 주변의 가족들도 굉장히 힘들어한다. 가족들도 우울증이나 피해의식에 시달리기도 해 이들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며 “치매는 별다른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으로 몸을 유지하고, 건강에 좋다는 특정 음식만 먹기 보다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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