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이종석 “반항아 전문배우? 굳이 피하지는 않을래요”

[쿠키人터뷰] 이종석 “반항아 전문배우? 굳이 피하지는 않을래요”

기사승인 2013-03-15 16:01:00


[쿠키 연예] 반항기 가득한 청소년처럼 까칠해 보이지만, 동시에 애잔함을 불러일으킨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부터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그리고 ‘학교 2013’까지 대부분 사회에 불만 많고 따뜻한 관심이 필요해 보이는 캐릭터를 선보여 온 탓이다.

바람이 불면 휘청거릴 듯한 가녀림과 시크하고 유니크한 독특한 매력은 배우 이종석(23)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가공되지 않은 어떠한 날 것의 풋풋한 신선함을 갖고 있었다. “내 인기에 거품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거나 “신기루 같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라는 의연하고 솔직한 발언 또한 그러한 이미지에 설득력을 보탰다.

“아직도 고등학생 같다는 말은 칭찬이겠지만, 배우로서는 나중에 고민이 될 것 같긴 해요. 남성적인 매력을 드러내기는 힘들겠구나, 싶어요. 지금은 내 얼굴이 배우보다는 가수의 느낌이 난다는 얘기를 듣거든요. 밋밋하게 생겼지만, 어느 배역이나 ‘갖다 붙이기 좋은 얼굴’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조인성과 하지원, 공유, 임수정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던 ‘학교’의 10년만의 부활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최고 기대주로 떠오른 이종석은 주인공 남학생 고남순 역을 맡았었다. 고등학교 졸업장만을 목표로 평범한 삶을 살기를 원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순탄치 않은 학교생활을 하게 되는 캐릭터다.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 잘 어울리나 봐요. ‘학교 2013’ 전에 ‘시크릿 가든’은 물론 ‘하이킥’ 영화 ‘코리아’까지 거의 비슷한 성향의 캐릭터였어요. 때문에 ‘학교 2013’를 선뜻 택하기 겁났고, 고민이 많았었죠. 하지만 그런 이미지를 굳어 벗어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라는 브랜드의 명성은 크게 다가왔지만 그가 기존에 보여줬던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은 적잖은 고민을 안겼다. 특히 ‘학교’ 시리즈의 선배 연기자들과 비교는 피할 수 없었다. 감독조차 ‘학교1의 장혁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을 정도. 하지만 이종석은 그답게 “모르겠다. 나대로 하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작품에 임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인기에는 거품이 있다는 것도 알아요. 드라마 인기는 잠깐이고, 금세 다른 드라마로 잊혀지니까요. 인기에 대한 생각은 없지만 고남순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정말 사랑했어요. ‘이런 캐릭터를 만나다니’ 하며 푹 빠졌었죠. 그래서 헤어지는 것이 너무 아쉬웠어요.”

하지만 작품을 시작할 때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초반에는 뚜렷하게 캐릭터가 잡히지 않은 상태였는데, ‘나른하고 아련하면서 공기 같은 애’ 정도의 설명이 전부였다”라며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감이 안 잡혀서 편집실을 자주 가서 모니터링 했다”고 말했다.

‘나른하고 아련하면서 공기 같은 애’는 이종석이라는 옷을 입고 조금씩 채워지고 완성돼 갔다. 단순히 ‘반항아’라고 치부하기에는 아쉬운, 뭔가 정의 내릴 수는 고남순 만의 매력은 이종석의 이미지를 입고 딱 맞춘 듯 표현됐다. 그는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최대한 비워보고자 했다”라며 “처음으로 너무 편안하게 연기했다. 그래서 ‘이게 연기하는 맛이구나’를 알게 해준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돌이켜보면 40신 중 5신 정도가 맘에 안 들었어요. 목소리가 잠기거나 한 부분이 가장 아쉬워요. 늘 목소리에 대한 고민과 갈증을 느끼거든요. 촬영 끝나고도 그 대사를 되뇌이는 소심한 A형이랍니다.”

이번 캐릭터와는 유독 닮은 점이 많았다. 스스로를 “수동적이고 게으르고 나른한 편”이라는 그는 “어떤 것에 대해 엄청난 의지를 보일 때가 극히 드물다. 잠이 많고 무기력한 점이 많이 닮았다”라고 말했다.



“집에 있으면 우울해지는 그런 느낌을 즐긴다”는 그는 드라마 ‘풀하우스’와 영화 ‘늑대의 유혹’을 보고 막연히 배우를 꿈꾸기 시작했다. 뭔가 뚜렷하게 꿈을 가져본 적도, 뭔가를 배우다가도 금방 포기하기 일쑤였지만 연기만큼은 달랐다.

최근 광고 모델 계약도 잇따라 성사시키며 승승장구 중인 이종석은 “차기작은 멜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라며 연기자로서 포부와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비(정지훈)와 강동원 선배 같은 배우를 꿈꾸면서 데뷔할 때 ‘10년 안에 인정받는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졌어요. 스스로 만족하는 작품을 만난다는 것이 배우에게는 가장 큰 영광이겠죠? 차근차근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사진 박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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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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