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경제사절단을 꾸렸던 대한상공회의소가 방중 최대 성과로 중국에서 한국 기업의 친화력을 크게 높인 점을 첫손에 꼽았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2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 회관에서 방중 경제사절단의 성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열고 “기업 입장에서 중국 중앙·지방정부 공무원이나 기업인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중국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최고점에 달했다”면서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높은 호감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미국 다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중국을 두 번째로 방문하면서 방미 때보다 많은 경제사절단과 동행해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성 대통령이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비슷한 정치 역경을 지내온 데 대한 호기심과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아한 외모로 현지에서 박 대통령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방중 기간 산시성((陝西省)의 시안(西安))을 방문했을 때 전례 없는 환대를 받았던 일화도 소개했다. 경제사절단 33명은 지난달 30일 박 대통령보다 조금 앞서 시안에 도착했는데 왕리샤(王莉霞) 부성장이 공항에 직접 나와 이들을 맞고 승용차 3대와 미니버스 4대 등의 교통편과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안에서 러우친젠(婁勤儉) 성장과 자오정용(趙正永) 당서기가 잇따라 주재한 만찬에 참석하고 병마용을 특별 관람했다.
이 부회장은 “공무원과 기업인을 차별하는 경향이 있는 중국에서 성장과 당서기가 기업인들과 오·만찬을 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시안에 7억 달러를 투자한 삼성의 경우처럼 우리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방중 성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들었다. 이 부회장은 “중국도 한국과의 FTA 체결을 강력하게 원했고 우리 경제계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농수산·섬유·의류 같은 취약한 분야에 대해선 균형과 조정이 필요하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떨어질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방중 경제사절단 규모가 71명으로 방미 때보다 20명이나 많았던 데 대해서는 “교역과 투자 측면에서 중국과의 경제협력 규모가 크고 지리적으로 가까워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관시(關係·관계)를 중요하게 여겨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는 게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본 기업들의 신청이 줄을 이었다는 후문이다. 삼성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은 뒤늦게 결정돼 사절단 중 33명만 참석했다고 덧붙였다.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