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골키퍼가 자책골을 넣는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성남 경기 후반 32분. 성남 수비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자 성남 골키퍼 전상욱이 공을 라인 밖으로 차내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는 축구 경기 규칙에 기재된 사항은 아니지만, 경기 중 부상선수가 나왔을 때 경기를 잠시 멈추고자 공을 터치라인 밖으로 차내는 관례에 따른 것이었다.
경기가 다시 이어지면서 전북의 이동국이 원래 공격권을 가졌던 성남에게 공을 주기 위해 전상욱에게 공을 받으라는 제스처 후 길게 차 줬으나, 이 공은 골키퍼를 넘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북의 득점은 인정됐고, 재개된 경기에서 공을 받은 전북의 골키퍼 최은성이 자기편 골문으로 공을 차 넣는 자책골로 실점을 허용했다.
1983년 출범해 30주년을 맞은 K리그에서는 총 210번의 자책골이 있었다. 그 중 최은성을 포함해 골키퍼가 기록한 자책골은 단 4차례에 불과하다.
K리그 최초의 골키퍼 자책골은 1986년 10월 26일 울산공설운동장에서 나왔다. 전반 13분 김삼수(현대)가 좌측 코너킥으로 찬 공을 상대팀 골키퍼 박연혁(유공)이 펀칭했지만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2대 2 무승부.
두 번째는 골키퍼 자책골은 2009년 11월 1일 나왔다. 전반 48분 인천의 공격수 챠디의 크로스를 골키퍼 이범영(부산)이 쳐냈으나 그대로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골키퍼 자책골로 기록됐다. 인천은 이 골로 부산을 꺾고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프로 데뷔 골키퍼의 자책골도 있다. 2013년 5월 13일 K리그 챌린지 광주-안양 경기에서 안양이 후반 추가시간 2-1로 앞서던 상황에서 골키퍼 자책골이 나왔다. 광주 선수가 크로스한 공이 안양의 수비수 김태봉의 몸을 맞고 높이 떴는데, 이 공을 골키퍼 백성우(안양)가 잡으려고 손을 위로 뻗는 순간 공이 손 뒤로 흐르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경기는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프로 첫 경기를 뛴 골키퍼 백성우의 끔찍한 데뷔전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