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돌리는 곳마다 비경인 울릉도의 속살을 맛보다

눈 돌리는 곳마다 비경인 울릉도의 속살을 맛보다

기사승인 2013-09-06 10:31:01


‘2013 도전 백패킹&카약킹! 울릉도 낭만 대탐사’①

[쿠키 생활] 동해의 아름다운 섬 울릉도에서 지난달 23~26일 ‘2013 도전 백패킹&카야킹! 울릉도 낭만 대 탐사’가 개최됐다. 제1호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된 울릉도 내륙 곳곳을 둘러보는 섬 일주 백패킹과 울릉도 해안을 따라 해상 섬 일주 카약킹이 동시에 진행됐다.



울릉도 혜초여행사(울릉콘도)가 주최·주관하며 대아고속해운, 제로그램, CNK 등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기존의 일률적인 패턴과 반복적인 대상지에 매너리즘을 느끼는 백패커와 카약커들에게 울릉도라는 새로운 대상지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널리 알려진 해안 명소 외에도 울릉도 내부에는 외지인들은 미처 모르는, 주민들만 알고 있는 천혜의 비경들이 즐비하다. 섬 곳곳에 산재한 울릉도만의 참 매력을 느껴보기 위해 백패커 15명이 3박 4일 50㎞ 섬 일주에 도전했다.



해안 절벽과 폭포와 함께 독립문바위, 삼형제굴바위, 숫돌바위 등 섬을 둘러싼 기기묘묘한 바위 들을 둘러보고 해식동굴을 탐사하는 카약킹에는 12명의 카약커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1박 2일 동안 60㎞를 이동했다.



◇여기가 울릉도야? 정글이야?

백패킹은 취사·야영 장비를 배낭에 갖추고 1박 2일 이상 자연 속에서 트레킹을 즐기는 것을 뜻한다. 섬 대부분이 산악지역으로 이뤄진 울릉도의 속살을 세세히 파헤치기에는 백패킹이 제격인 셈. 두 발로 울릉도 숲길, 지금은 잘 이용하지 않아 수풀이 우거져 있지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 에메랄드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안 산책로 등 어디든 둘러볼 수가 있다.



울릉도의 숲은 원시림에 가깝다. 포장도로가 놓이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내륙 옛길은 수풀이 머리 위를 껑충 치솟는 곳이 많다. 하늘 한 점 보이지 않게 가릴 정도로 잎들이 빽빽하고, 사방은 온통 녹색 빛이 흘러넘친다. 트레킹 폴로 수풀을 헤치며 나아가다보면 흡사 정글 탐사를 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울릉도는 뱀이 없기 때문에 걱정 없이 자유롭게 발길을 내딛을 수 있다.



내수전에서 석포를 지나 관음도로 이어지는 울릉둘레길은 산비탈을 따라 오솔길을 내놓은, 그 이름처럼 둘레길이다. 좌우로 키가 작은 산죽이 평탄한 흙길을 따르고 닥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경사라고 해봐야 얕게 오르내림이 있을 뿐이라 흡사 북한산 둘레길 쉬운 구간을 걷는 듯하다. 나뭇가지가 잠시 바다 쪽으로 잠시 시야를 틔어주면 죽도가 보여 바닷바람에 땀을 식힐 여유를 갖기도 한다. 내수전 고개를 내려와 만나는 정매화곡 쉼터에서는 백패커들이 넉넉한 물이 나오는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평상에 앉아 다리쉼을 한다.



정매화곡 쉼터에서 완만한 오르막을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섬목 옥녀탕 앞에 닿는다. 삼선암을 멀리 바라보는 비박지로 그만이다. 삼선암은 코끼리바위, 관음도의 쌍굴과 함께 울릉도 3대 비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해가 넘어가면서 붉게 물들인 하늘과 수평선 위를 수놓은 구름마저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삼선암은 이곳에 내려와 목욕을 하던 세 선녀가 바위로 변한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막내 선녀는 옥황상제가 그녀들을 지키라고 보낸 장수와 눈이 맞아 정을 나눴는데 이에 노한 옥황상제가 세 선녀를 바위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나란히 서 있는 바위가 두 언니고, 홀로 떨어진 것이 막내라고 한다.



세 선녀가 목욕을 했다는, 바닥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푸른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짓는 멋이야말로 울릉도 백패킹의 매력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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