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채태인은 비록 부상으로 규정타석에 미달했지만 장외타격왕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타율 0.381에 득점권 타율이 무려 0.410. 특히 대타로 나와도 0.571(14타수 8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의 진가는 시즌 막판 LG와 두산에 쫓겨 1위 수성이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서 드러났다. 그는 부상을 털고 나와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월 19일 두산전에서 대타로 나와 홈런을 쳤고 21일 넥센전에서 3안타를 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23일 한화전에서는 역전 2점 홈런을 날리면서 팀의 막판 8연승에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그가 막판 10경기에서 보여준 타율은 무려 0.621(29타수 18안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류중일 감독이 내심 가장 기대를 거는 선수다.
박석민은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 승부에 특히 강하다. 지난해는 정규리그 막판 갈비뼈 골절로 컨디션이 최악에 달해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14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6차전에서 극적인 2점 홈런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올 시즌 후반기에만 0.368의 고타율에 홈런도 11개나 쳐 이번 시리즈에서도 삼성 타선의 핵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 김 감독의 용병술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승부의 주요 변수였다. 지난해 사령탑에 오른 뒤 거의 매경기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용병술로 선수들의 분발을 유도해왔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두산 안방마님이었던 양의지를 제치고 신예 최재훈을 주전 포수로 기용하는가 하면 주포 김현수가 부진하자 즉각 다른 선수로 교체한 것은 파격에 가까웠다. 큰 경기일수록 베테랑에게 의지하는 게 야구계의 정설이지만 김 감독은 이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색깔로 한국시리즈까지 왔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최재훈의 2점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은 뒤 2-1로 앞선 8회 선발 요원 니퍼트를 등판시켜 불을 껐고,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는 최준석을 대타로 내세워 봉중근으로부터 결승 홈런을 이끌어냈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