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매각, 손보업계 ‘빅4’ 철옹성 깨지나

LIG손보 매각, 손보업계 ‘빅4’ 철옹성 깨지나

기사승인 2013-11-19 15:45:01
김병헌 사장 “매각 잘 마무리 하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동요하지 말라” 당부

[쿠키 경제] LIG그룹이 LIG손해보험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매각에 나선다. 국내 손해보험업계 ‘빅4’로 꼽히는 거물급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결과에 따라 손보업계 지각변동까지 예고되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19일 최대주주 구본상 LIG그룹 부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16명이 보유한 지분 1257만4500주(지분율 20.96%)를 전량 매각한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LIG건설이 발행한 ‘사기성 기업어음(CP)’과 관련해 피해자 보상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번 매각은 경영권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매각금액만 5000억원대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자산규모 18조원인 거대 손보사가 매물로 나오자 손보업계는 당황하면서도 각자 계산기를 두들기며 향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LIG손보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손보업계 판도가 바뀌기 때문이다.

유력후보로 손해보험업을 영위하지 않는 KB금융, 신한금융 등 금융그룹이나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대기업 그룹사인 롯데손보, 한화손보 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손보사인 한화손보와 롯데손보는 그룹규모에 비해 시장 장악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시장 확대의 의지가 분명히 있는 만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손보업에 아직 진출하지 못한 KB금융과 신한금융 등도 움직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NH농협손보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NH농협손보의 경우 꾸준히 시장 확대를 꽤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린손보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관심을 드러냈지만 그린손보의 재정상태 등을 고려해 부적합하다고 판단, 발을 뺀 전력도 있다. 하지만 LIG손보는 다르다. LIG손보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대형 손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농협지주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LIG손보 인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결과에 따라 LIG손보 쪽으로 유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편 LIG손보는 갑작스런 매각 결정에 당황한 직원들 달래기에 들어갔다.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직후 김병헌 LIG손보 대표이사는 사내방송을 통해 “동요하지 말고 잘 마무리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하면서 직원들을 안정시켰다.

LIG손보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이 당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부적 요인으로 매각이 결정된 만큼 매각이 잘 마무리 된다면 회사입장에서는 호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통상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id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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