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장윤형 기자] 비타민 7배 가격 폭리, 현명한 소비자라면

[현장에서/장윤형 기자] 비타민 7배 가격 폭리, 현명한 소비자라면

기사승인 2013-11-28 13:14:00

‘내 가족을 위한 비타민’, 가격 거품에 소비자 분통

‘젊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국민들이 많아짐에 따라 국내 비타민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선진국인 미국보다도 훨씬 비싸다보니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로 제품을 구입한다.

최근 수입 비타민C 제품들의 국내 판매 가격이 현지 판매가격보다 적게는 2배에서 최대 7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결과가 발표돼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는 지난 26일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비타민C 제품의 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다.

실제 국내ㆍ외 가격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미국산 ‘솔가 에스터C 비타민 1000’ 제품이다. 이는 미국 현지 판매가는 1만952원이지만, 국내 오프라인 매장 평균가는 7만7428원으로 미국 가격의 약 7배에 달했다. 또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미국산 ‘GNC 츄어블 비타민C 500’도 미국 현지보다 일반 매장은 3.2배 온라인 쇼핑몰은 3.1배 비싸게 팔렸다. 캐나다산 ‘썬키스트 비타민C 500 츄어블’은 원산지 가격 대비 국내 판매가가 약 1.2배였다.

이는 국내산 제품도 마찬가지다. 국산 비타민C 제품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가격 조사결과 총 8종 중 2종을 제외하고 오프라인 매장보다 더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쇼핑몰 상의 가격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은 ‘경남제약의 레모비타C’ 제품은 약 2배, ‘고려은단 비타민C’ 제품은 1.3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 비타민C 1000’ ‘오뚜기 네이처 아세로라C 비타민’ 등 일부 제품은 오프라인이 오히려 10% 가량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대형마트, 약국, 백화점 등 유통채널별로도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은 주로 미국산이나 영국산 비타민C 등 수입산을 많이 구입해 먹는다. 이들 제품들이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는 게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실제 기자가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국내 주요 면세점과 백화점 수입비타민C 판매 코너를 방문해보니, 값비싼 수입 비타민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평소 고가의 수입 비타민이 몸에 좋다고 생각해 면세가로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수입제품의 가격거품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소비자들은 상당한 유통마진을 업체들에게 지불하고서야 비타민을 구매할 수 있었다. 수입제품은 국내 수입업체가 제품을 수입한 후 직접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로 공급하기도 하고, 중간 대리점을 통해 인터넷쇼핑몰이나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여기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최종 유통업체의 유통마진율이 30~40% 수준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미국, 캐나다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비타민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은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책정이 얼마나 ‘후진적’으로 이뤄지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유통채널과의 관계가 유통마진율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제약업체는 약국 납품이 용이하고, 식품 업체는 식품 업체의 납품이 용이하다는 것. 결국 최종 유통업체의 결정에 따라 가격이 최대 7배까지 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러한 비합리적 가격결정에 대해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은 해외 직거래로 눈을 돌린다. 이러한 해외 직거래는 관리 문제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유통마진율에 대한 현명한 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이뤄져야 ‘선진국’으로 발돋음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가족을 위한 비타민이니까.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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