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56포인트(1.12%) 내린 1986.8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권시장에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악재가 한번에 터졌다.
가장 심각하게 작용한 건 북한리스크였다. 전날 국정원이 북한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했다고 발표하면서 급변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졌다. 이를 견디지 못한 외국인들은 주식을 대거 내던졌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무려 4033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지난 8월 이후 국내 증시에 지속적 위협을 주고 있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도 이날 다시 대두됐다. 간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지수가 시장 전망치 55를 웃도는 57.3을 기록한 탓이다. 미국 증시는 3대 지수 모두 0.5% 가량 하락했다. 유럽증시도 독일증시가 1.90%, 프랑스증시가 2.65% 떨어졌다.
엔화약세 우려도 불거졌다. 엔·달러 환율이 103엔에 육박하면서 일본과 직접적 경쟁을 하는 수출기업에 대한 우려감이 번졌다.
이런 상황에 대부분 업종이 떨어졌다. 통신업(-2.0%), 기계(-1.97%), 운송장비(-1.68%), 전기전자(-1.62%) 등의 하락폭이 컸다. 금융, 서비스, 제조업도 1%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섬유의복과 운수창고 업종만이 빨간 상승장을 맞았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대장주 1위 삼성전자는 1.98% 떨어진 143만2000원에 마감했다.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때문에 자동차주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이틀 연속 1%가 넘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네이버와 신한지주, 한국전력 등도 하락 마감했다.
북한리스크에 관련 주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남북경협과 관련된 기업의 주가는 약세였다. 금강산 관광지구에 골프·온천 리조트를 가진 에머슨퍼시픽은 6.29% 급락했고 현대상선과 재영솔루텍 등도 2%가 넘게 추락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대표 방산주인 스페코와 빅텍은 각각 5.73%, 2.22%씩 뛰었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포인트(0.37%) 내린 506.2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1위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0.71% 떨어졌고, 2위인 파라다이스도 1.67% 하락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