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FNB 경기장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넬슨 만델라 추모식에 참석해 헌사를 하기에 앞서 연단에 오르는 과정에서 카스트로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이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추도식에서 집중한 것은 만델라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뿐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은 아돌프 히틀러까지 동원하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카스트로 정권을 강하게 비판해온 쿠바계 마르코 루비오(공화당·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거기에서 카스트로 의장과 악수하려고 했다면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정신이 쿠바에서 부정되고 있는 이유를 물어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공화당·애리조나) 상원의원은 둘의 악수를 네빌 챔벌린 전 영국 총리와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리의 악수에 비유했다. 챔벌린 전 총리는 2차대전이 발발하기 전해인 1938년 히틀러와 만난 후 돌아와 평화를 확보했다고 의회에 선언했으나 결과적으로 전쟁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매케인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서 “카스트로에게 독재정권을 유지할 선전거리만 제공했다”면서 “미국인을 계속 감옥에 가두고 있는 사람과 도대체 왜 악수했느냐”고 비판했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는 오바마 정부 집권 초기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나 쿠바가 2009년 12월 위성통신 장비를 불법으로 배포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대외 원조 기관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의 하청업자 자격으로 쿠바에서 일해 온 그로스를 체포해 15년형을 선고하면서 다시 경직됐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민주당 모금 행사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단절된 미국과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언급하며 “우리는 건설적인 자세로 심사숙고해 (대 쿠바) 정책 개정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