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열차 운송률이 파업 이후 줄곧 36~37%를 보이면서 시멘트 등 재고량이 바닥을 드러내 전국 각 공장들이 가동 중단 위기에 놓여 있다.
코레일은 파업 이후 100% 운행하던 수도권 전동열차를 16일부터, KTX는 17일부터 운행 횟수를 각각 줄이고 화물 열차를 6개 증편하기로 했다. 증편 운행구간은 제천∼오봉(2개 열차), 제천∼광운대(4개 열차)이다.
화물열차 운행을 조금이라도 늘린 것은 철로 수송 의존도가 높은 시멘트 수송 때문이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재고 물량이 적은 시멘트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석탄, 수출용 컨테이너 운송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물류의 중심인 경기 의왕시 이동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는 물류 차질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의왕기지의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오봉역 안쪽 철로변에는 아직 수송하지 못한 컨테이너들이 잔뜩 쌓여있다. 선로에도 시멘트와 컨테이너 열차가 눈을 뒤집어 쓴 채 길게 늘어서 수송을 기다리고 있다.
야적장에서 만난 한 물류회사 직원은 “철도노조 파업이 길어지면서 화물차량 구하기가 더 힘들어지는 등 그야말로 물류대란의 징조가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시멘트 공장도 가동 중단 위기에 처하는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철도파업 이후 평일 37회 운행하던 태백선과 영동선 화물열차는 10회로 감축 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일 평균 2만2000t의 시멘트 수송물량이 7000여t으로 줄었다. 특히 시멘트 공장 연료인 유연탄의 재고량이 4~5일치에 불과해 시멘트 생산라인이 가동 중단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유연탄의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시멘트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지역 시멘트 공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제천과 단양 시멘트 업체들이 보유한 유연탄은 1만~2만t가량으로 길어야 일주일 정도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더구나 전국철도노조는 대규모 상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다. 안전사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파업 이후 확인된 코레일 열차 안전사고만 15건에 달한다. 경인선의 한 열차는 부평역에서 정차 위치를 못 맞춰 그대로 통과했고 1호선 종로3가역에서는 전동차 반대편 출입문이 개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전=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