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고려대학교 이과대 학생회장 이샛별씨의 대자보를 찢은 후 인증샷을 올려 물의를 일으킨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이 자신을 비난한 댓글을 대상으로 고소를 준비하려 한 정황이 포착돼 그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신을 고려대 학생이라고 밝힌 일베 아이디 ‘자궁떨리노(이하 A)’는 14일 오후 7시30분쯤 일베 게시판에 ‘고려대 철도파업 대자보 찢어버렸다’라는 제목으로 두 장의 인증샷을 올렸다. 사진에는 찢긴 대자보를 배경으로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손모양이 담겼다.
A는 “빨갱이들이 학교 망신 다 시키고 다니는 꼴 보기 싫어서 1차로 찢었는데 밥 먹고 오니 다시 붙여놨노”라며 “질 수 없어서 다시 찢어 버렸다. 새벽에 다시 가서 대자보 다 불태우고 인증한다”라고 적었다. 또 댓글에서 “이샛별이면 보X냐?”라는 다른 일베 회원의 질문에 “아마 그런 듯 노오란 보X”라는 성희롱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A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몇몇 학생들은 해당 학생이 고려대 학생이라면 찾아내서 학교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A의 신상이 까발려졌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네티즌들은 “그가 고려대 대학원생으로 추정된다”며 “평소 그가 페이스북 등 인터넷에 남긴 흔적이 많아 주변인들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고 적었다.
반면 A는 15일 새벽 1시쯤 일베 게시판에 ‘고소 준비한다. 도와주면 고맙겠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을 가중시켰다. 그는 “페북이 털려서(해킹당해서) 다른 사이트에도 퍼져 있는 상태다”면서 “여기저기 나를 향한 모욕, 욕설 관련 글을 모으는 중”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고파스가 아닌 카페나 사이트에서도 많은 글들이 있는 것 같은데 자료정리(사진 캡처) 좀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짐작컨대 자신을 향한 비난 댓글과 신상이 알려졌다는 점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A는 자신의 성희롱 발언이 더 크게 문제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 그는 오전 4시쯤 “표현방식이 폭력적이고 경솔 했던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며 고파스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 역시 ‘막장인듯’이라는 아이디만 나와있을 뿐 실명이 적혀있지 않았다.
낮 12시쯤 A는 일베에 있던 ‘고소 준비글’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파스 운영자에게 자신이 남긴 사과문을 ‘냉동조치’ 해줄 것을 요구했다. 여기서 냉동조치는 ‘법적 조치를 위해 작성자 본인이 게시물을 보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종합해보면 A가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 추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일베 회원들은 “고소미 잼(재미)”, “용돈 벌이 시즌”, “사과문은 뒤통수였노”, “등록금 벌었노” 등의 댓글을 달며 A가 네티즌들을 상대로 고소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