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2년이 유훈통치 기치 아래 이어져 온 김정은 체제의 서막이었다면 17일은 김 제1위원장 ‘유일 권력’이 주도해 나아가는 북한 체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가장 주목받는 북한의 대규모 행사는 16~17일 이틀 연속으로 이뤄지는 김 위원장 2주기 행사다. 노동당·군·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16일 중앙추모대회, 17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참석자 면면을 통해 김정은 체제에서 권부를 이끌 핵심 인물들의 윤곽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사가 열릴 때 주석단에 앉는 인사들의 공식서열 변화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장성택의 처참한 몰락과 함께 2인자 자리를 공고히 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그 측근들은 17일을 기점으로 그 위상이 한층 올라갈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북한 권부는 2년간 많은 부침이 있었다.
2011년 12월 김 위원장의 영구차를 호위했던 8인 중 장성택, 이영호 전 총참모장 등 5명은 2년이 지난 현재 처형, 해임, 은퇴로 모습을 감춘 상태다.
김 제1위원장은 2011년 12월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2012년 4월엔 당대표자회를 통해 노동당 제1비서에 추대돼 최고지도자로 공식 등극했다. 그러나 그는 김일성 주석, 김 위원장 같은 반열에는 올라서지 못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1인 지배체제 구축 속도로 볼 때 조만간 그가 공식적으로 ‘위대한 영도자’ 호칭을 갖게 될지도 주목된다. 이 표현은 최근 그의 현지지도 또는 시찰장소의 현수막 등에는 등장했지만 공식 당 행사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우리의 심장, 행복이며 창창한 앞날인 위대한 김정은 동지여. 우리는 당신께 끝까지 충실하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 사망 2주기 이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 변화 전망은 엇갈린다. 다만 김 제1위원장이 노동당 조직과 국가안전보위부를 주요 축으로 기반 공고화와 함께 공포정치를 더욱 가속화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또 경공업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경제개발에 힘을 쏟으면서도 대외경협, 지하자원 반출 등 부분에선 일정 기간 보수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내부적으로는 할아버지 김 주석, 아버지 김 위원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김정은 체제 공고화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15일 “분명한 것은 김 제1위원장이 17일 이후 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 위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점”이라며 “장성택을 서둘러 처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