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사상 첫 공권력 투입에 반발해 노동계가 정부에 전면전을 선포한 상황이라 파업 사태는 장기 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파업 16일째인 24일 70%대의 열차 운행률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승객 불편과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열차 운행률은 전날과 비슷한 평상시의 76.1%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전철은 출퇴근 시간에도 감축 운행에 들어가 운행률이 83%대로 떨어졌다.
출근 시간대는 평상시 대비 7%, 퇴근 시간대는 11%씩 감축됐다. 이로 인해 출퇴근길 수도권 주요 역사 내 승강장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KTX는 운행률이 평소의 73%, 통근열차는 60%, 새마을호는 56%, 무궁화호는 61%만 운행했다.
특히 화물열차는 파업 초기 40%대이던 운행률이 이번 주 들어 30.1%까지 떨어져 물류난이 가중되고 있다.
강원도 영월지역 시멘트 공장은 지난 19일부터 생산이 중단되는 등 우려했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태백선과 영동선 화물열차는 기존 37회에서 10회로 감축 운행돼 27%의 저조한 운송률을 보였다.
충북 제천의 아세아 시멘트 공장에는 전체 5만t의 시멘트를 저장할 수 있는 8개의 사일로에 이날 현재 4만4000t의 시멘트가 차 있다. 급한대로 육로수송을 통해 발등의 불을 끄고 있지만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단양의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왕컨테이너기지(의왕 ICD)에는 철도파업으로 선적하지 못한 물량이 쌓이고 있다. 의왕ICD 화물열차는 연말 수출입 물동량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루 130개가량의 컨테이너를 처리해야 하지만 매일 30∼40개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파업 4주차인 오는 30일 이후에는 KTX 운행률이 56.9%로 줄어들고 화물열차도 20% 수준만 운행될 예정이어서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 1월 6일 이후에는 필수유지 대상이 아닌 화물열차는 운행을 전면 중단해야 할 처지다.
코레일은 감축운행에 따른 영업손실액에 대해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대전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서로가 강경 입장으로만 대치해서는 해결될 일이 아무 것도 없다”며 “한발씩 물러서 냉정을 되찾고 지금이라도 차분히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천·대전=홍성헌 정재학 기자 adhong@kmib.co.kr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