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강원지원에 따르면 충북에서 엿 공장을 운영하는 김모(61)씨는 2010년 12월~지난해 1월 수입산 옥수수가루로 만든 맥아엿 271t, 3억6000만원 상당을 땅콩엿 등으로 재가공해 국산으로 속여 판매했다. 이 엿은 전국 각지에 265t, 8억6000만원 어치가 팔려나갔다. 하지만 김씨에게 내려진 처벌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이었다.
강원도의 한 막걸리 제조업체 대표 권모(50)씨는 2011년 1월 막걸리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혐의로 적발됐다. 그러나 벌금은 200만원에 불과했다. 권씨는 그 뒤에 또다시 법을 위반했다. 지난해 10월 미국산 쌀 44t, 수입 옥수수쌀 15t으로 막걸리 14만3308병을 만든 뒤 국내산으로 표시해 판매한 것이다. 권씨는 이 막걸리를 강원과 서울, 경기 등 전국 8개 시·도에 판매해 4496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그러나 권씨는 불구속 입건됐을 뿐이다.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 미표시의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기소되더라도 집행유예에 그치고 벌금형으로 끝나는 등 처벌이 미약하다. 부과되는 벌금 역시 부당이득금에 훨씬 못 미쳐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농식품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건수는 2902곳으로 전년보다 171곳(6.3%) 늘었다.
이러한 실정을 반영해 윤명희 국회의원 등 10명이 지난해 12월 ‘2년 간 2회 이상 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할 경우 부당 이득금의 10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은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강원농관원의 관계자는 “선량한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범법자에게는 좀 더 강하게 법이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