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와 상생을 원한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대한 경영 참여 선언을 하면서 두 회사가 적대적 M&A를 할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이 이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했다.
한 의료전문지에 따르면 지난 22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은 “일동제약과 녹십자가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온 만큼 적대적 M&A는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녹십자와 상생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24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투자사업부문인 일동홀딩스와 의약품사업부문인 일동제약을 분리하는 내용의 회사 분할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뛰어들면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이 어려움을 겪게될 가능성이 높다.
윤 회장은 “녹십자의 찬성이 없이는 기업분할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각계의 입장을 종합해볼 때 녹십자 측의 경영참여 의도가 거의 없다는 의견들이 많았으며 임시주총 때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회장은 “녹십자는 전통과 저력이 있는 훌륭한 회사다. 업계에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불필요한 분쟁은 양사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일동제약 지분인수를 통해 경영참여를 선언한 녹십자와 녹십자의 경영 참여를 불허하는 일동제약 간의 ‘표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녹십자를 설득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녹십자는 임시 주총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임시 주총에서 녹십자가 지주사 전환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일동제약의 경영권 방어 전략은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앞서 녹십자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일동제약이 보유한 주식 304만여주(12.14%)를 지난 10일 장외 매수(1주당 1만2500원)해 보유 주식을 384만여주(15.35%)에서 689만주(27.49%)로 늘었다고 밝혔다. 현재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2대 주주다. 이번 지분 획득을 통해 녹십자는 일동 지분 14%를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 29.36%로 종전보다 2배 가까이 올려놓았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일동제약 최대주주와의 격차가 4.8%로 좁아졌다.
다만 현재까지 녹십자의 입장은 적대적 M&A는 아니며 주주이익 실현 차원임을 강조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적대적 M&A는 사실이 아니며 일동제약 경영에 공격적으로 참여할 의사는 없다”며 “일동제약은 브랜드파워, 일반의약품 OTC에서의 강점을 갖고 있으며 자사의 경우 바이오 등이 특화돼 있다보니 통해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