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순방놓고 한·일 또다른 외교전?

오바마 순방놓고 한·일 또다른 외교전?

기사승인 2014-02-03 22:43:01
[쿠키 정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4월 아시아 순방을 놓고 한·일 양국이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순방 일정에 각자 자국을 방문지에 포함시키기 위해 사실상 총력전을 펼치는 형국이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일정은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이번 순방 일정에 한국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한·미 양국 간 고위급 회동을 통해 이런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이은 답방 형식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사력을 다해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 정부와 언론들은 이례적일 만큼 이번 순방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만 방문하고 한국을 제외한다면 그 후폭풍은 우리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의 대미(對美) 외교가 일본에 밀렸다거나 한·미 동맹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유례없이 강경 대응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간접 지원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 우선순위가 동남아 국가들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일 두 나라 중 한 나라는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려 했다가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때문에 갑자기 취소했다. 따라서 올 4월에는 동남아 국가들을 우선 방문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 당국자는 3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중순 한국을 방문하는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거듭 요청할 계획이다. 케리 장관은 이달 셋째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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