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미 지난달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 일본의 중·고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지침 개정 발표를 계기로 이런 방향의 대일 압박 방향을 정했다. 당시 우리 정부의 성명과 주한일본대사를 직접 불러 항의한 외교부 차관의 언급을 보면 이런 방향성이 잘 나타나 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출범한 뒤 지난 1년간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이 우경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우리 정부를 자극해온 학습효과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일본에 대해선 극약 처방도 불사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런 차원에서 우선 미국을 통한 대일 우회압박 전략을 추진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 고위인사들이 한·일 관계에 우려를 표시하는 미국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일본의 과거사 인식을 강하게 지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다음주 후반 한국을 방문하는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도 일본의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점과 우리 입장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9일 “1월 초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이번 회담에서도 일본 문제는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정부는 역사 문제에 대해선 각국이 처한 상황에 맞춰 대응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 침탈역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연구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동참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일본에 대한 공동대응 형식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앞으로도 일본의 도발이 계속되면 우리 정부의 대응 역시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우선 불과 열흘 남짓 남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이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3월), 춘계예대제(4월), 외교청서 발표(4월), 방위백서 발표(7월) 등 한·일 관계를 더욱 긴장시킬 악재가 줄줄이 이어진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사 및 영토 문제에 대한 일본의 도발에 대해선 앞으로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계속 다양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