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접촉 목매는 이유는?

北 고위급접촉 목매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4-02-14 20:55:00
[쿠키 정치] 북측이 우리 측에게 핵심 실세기관 간 고위급 접촉을 거듭 제안한 것은 새해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년사를 적극 이행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1차 고위급 접촉에 나섰던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등은 전체회의에서 김 제1비서의 신년사 내용과 국방위원회의 이른바 중대제안 등을 장시간 우리 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측이 남북 관계를 개선해 나가자는 김 제1비서의 구상 등을 우리 측에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측이 1차 고위급 접촉 바로 다음날인 13일 오후 2차 접촉을 다시 제안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북측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과거 북한은 통상적으로 남북 간 대화가 별 소득 없이 끝날 경우 수일 간 휴식기를 가졌고, 주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해왔다.

북한이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 이행을 얼마나 강조하는지는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신년사 관련 보도만 봐도 알 수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부터 14일까지 40여일간 무려 599건의 신년사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13일에도 “경애하는 원수님의 역사적인 신년사를 높이 받들고 그 관철을 위한 투쟁에…”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북측이 전방위적으로 김 제1비서의 신년사 과업 이행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고, 대남 사업 부서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려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김 제1비서가 신년사를 통해 유독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 대남 부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국방위원회의 중대제안, 같은 달 24일 공개서한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우리 측의 호응을 유도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에서 최고지도자가 신년사를 발표하면 해당 부서는 무조건 그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성과를 내야 한다”면서 “새해들어 북한의 잇단 평화 공세와 이번 고위급 접촉 제의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우리 정부를 겨냥한 북한의 거친 비난이 뚝 끊긴 것도 신년사 영향이 크다. 1월부터 북한의 공식매체에 대남 비난은 거의 사라지고, 대신 미국을 비난하는 보도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이 거의 사라진 것도 눈에 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지시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기관들이 대남 비난을 자제한다는 의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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