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주장) 김지선(27)을 비롯해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된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그동안 선생님 노릇을 했던 일본을 12대 7로 격파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후 스위스와 스웨덴에 패했지만 개최국 러시아를 8대 4로 잡고 4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중국에 3대 11로 무릎을 꿇고, 영국, 덴마크에 연패를 당하며 4강에서 멀어졌다.
대표팀이 펼치는 ‘빙판의 체스’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 해 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내엔 컬링장이 두 개밖에 없어 일반인이 접하긴 쉽지 않다.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 있는 컬링장은 컬링 전용이 아닌 일반 빙판이다. 국제 규격을 갖춘 곳은 의성 컬링장뿐이다. 1970년대부터 생활스포츠로 정착한 일본엔 컬링 경기장이 100여개, 종주국인 캐나다엔 1000개 가량 있다.
한국의 초·중·고·성인 컬링 팀은 남자가 10개, 여자가 7개로 총 17개에 불과하다. 등록 선수는 600여명이다. 남자의 경우 아직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평소 고급 빙질을 접해보지 못한 대표팀은 스코틀랜드에서 한달간 전지훈련을 했지만 빙질에 완전히 적응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정영섭 대표팀 감독은 “한국 경기장에서는 스톤이 직선으로 움직이지만 이곳에서는 ‘컬링’이라는 이름처럼 스톤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경로가 휘었다”며 “미세한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작전을 펼치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의 김지선은 “세계 정상의 팀과 우리의 기량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이제 욕심보다 실력을 키워야 할 때”라며 4년 뒤 평창올림픽을 기약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